(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당분간 경기확장 정책이 필요하다는 발언이 국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버냉키의 발언이 최근 출구전략 우려로 조정 국면을 보였던 코스피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현지시간) 버냉키 연준 의장은 전미경제연구소(NBER) 주최 행사에서 "상당한 수준의 경기확장적 정책은 당분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제3차 양적완화 조치를 이른 시일 내에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버냉키 의장은 실업률이 6.5%로 떨어져도 한동안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고용시장이 안정이 되더라도 경기확장 정책은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버냉키 발언은 신흥 시장 자금 유출의 실마리 하나를 완화시켰다는 점에서 분명히 안도장세 요인이 된다"면서 "버냉키 발언으로 양적완화 축소 시기는 결정된 것이 아니라는 점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지난 6월 버냉키 기자회견 이후 불거진 양적 완화 조기 축소 우려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은 이제 진정 국면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버냉키의 발언이 올해 안에 미국이 출구 전략을 시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는 평가도 나왔다. 미국의 고용 지표가 회복단계에 있지만 출구전략을 시행할 만큼 안정되지는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6월 미국의 신규고용이 19만5천명 증가해 고용이 회복단계에 있다"면서도 "실업률이 7.6%로 높고 실업자수도 너무 많은 상황을 고려할 때 Fed가 올해말에 출구전략 시행에 나서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임 팀장은 "FOMC 의사록 역시 미국의 출구전략시행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양적완화 축소 시기와 같은 여러 불확실성이 남아있어 아직은 주가 측면에서 중립적인 영향에 그치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버냉키 발언이 전해진 후 미국 증시는 횡보했고 달러화는 하락했다"면서 "이를 볼 때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해소된 것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종합적으로 볼 때 미국의 고용지표를 더 지켜봐야 한다"며 "양적완화 축소 시기가 언제되느냐는 문제가 여전하고 이는 시장이 이미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는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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