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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두 개의 주사위를 던졌는데 서로 똑같은 숫자가 나왔다. 이때 숫자가 둘 다 1일 확률은 얼마인가?

우연히 오래된 수학책을 뒤지다가 발견한 문제이다. 조건부확률문제라고 한다. 조건부이건 무조건이건 확률문제는 어렵다. 학창시절, 수학시간에 우리(정확하게 말하자. ‘우리’가 아니라 ‘나’이다만)를 괴롭힌 것도 확률문제였다. 여하간 앞서 문제의 답을 생각해보자. 1/6? 1/36? 아니면 다른 어떤 것? 대체 답이 무엇일까? 정답은 1/6이다.

문제풀이에는 이렇게 되어 있다. 주사위를 던져 각각 1이 될 확률은 1/6x1/6=1/36이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두 주사위의 숫자가 서로 같게 나올 확률은 1/6이므로 결국 ‘주사위를 던져 서로 같은 숫자가 나오면서 (and) 그게 1일 확률’은 1/36÷1/6=1/6이 된다. 설명을 읽어도 언뜻 이해되지 않는다. 역시 어렵다.

그러면 이번에는 다른 문제를 풀어보자. 복권A는 1등 당첨금이 100억원인데 1등 당첨확률은 100만분의 1이다. 복권B는 1등이 1억원이고 확률은 1천분의 1이다. 당신이라면 복권A를 사겠는가? 복권B를 사겠는가? 기대수익을 따지면 당연히 B가 낫다. 그래서 B를 사는 것이 합리적이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은 복권A에 마음이 끌린다. 당첨되기만 하면 ‘인생역전’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사실 당첨확률이란 별 의미가 없다. 100만분의 1이나 1천분의 1이나 그게 그거다. 어차피 ‘희박한’ 확률이라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대부분 사람은 무모한 베팅에 나선다. 그리고 실패한다. 확률문제는 비록 어렵지만 중요하다. 학교에서 확률을 배우는 이유가 딴 데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온통 불확실성으로 가득하다. 이런 세상에서 합리적으로 살아가려면 확률을 고려하여야 한다.

금융시장이라고 하여 다를 바 없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지라 우리는 확률을 고려하여 가장 가능성이 큰 쪽으로 선택하여야 한다. 그러기에 ‘추세’를 살피는 것이다. 추세와 같은 방향으로 포지션을 취하는 것이 그나마 ‘딸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연속하여 3주 엉터리 전망을 남발할까 보아 꽤 걱정하였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참으로 다행스럽게(!) 지난주에는 주가가 내가 예상한 방향으로 움직였다. 나름대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하였는데 코스피지수는 바닥에서부터 꽤 올라서면서 오래간만에 ‘반등다운 반등’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항상 되풀이되는 질문이지만 그다음이 어렵다. 앞으로 어떨까? 반등이 더 이어질까 아니면 이런 정도에서 끝나고 다시 하락세로 기울까? 심정적으로야 주가가 더 오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가가 오르면 모든 사람이 행복해한다. 상승추세도 아직 살아있다. 기술적지표들을 살피더라도 ‘매도’를 주장하는 지표는 아직 발견되지 않는다. 오히려 차이킨 오실레이터는 이제 0선을 통과하면서 뒤늦게라도 ‘매수’를 주장하고 있다. MACD, 스토캐스틱 등 전통적인 지표들은 이미 매수신호를 발령한 지 오래다. RSI는 상승하고 있으나 아직 과열을 걱정할 단계는 전혀(!) 아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더 주가가 더 올라간다고 믿어도 된다.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하지만, 상승세가 내내 이어질까? 시장에서 기대하는 ‘섬머랠리’가 나타날까? 이 대목에 이르면 말문이 막힌다. 자신이 없다. 내가 글의 첫머리에 ‘확률’을 들먹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어차피 불확실한 세상인지라 확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추세를 따진다면 주가가 앞으로도 내내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추세가 하락세로 기울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일목균형표 주간차트 혹은 일간차트를 보면 그것이 모두 ‘하락추세’라는 것을 부인하지 못한다.

RSI나 CCI 등이 과열권도 아닌 상황에서 벌써 “반등 끝, 하락시작”을 주장할 수 없는 노릇. 그러나 지난주에 지적한 바대로 어차피 추세가 하락세라면 반등은 반등일 뿐이지 그게 시장의 주된 흐름이 될 수는 없다. 반등을 노려 최대한 고점에서 포지션을 줄여가는 것이 현명하리라 판단된다. 그게 ‘확률’에도 맞다.

지난주 주장하였듯 1,900선 언저리를 반등목표로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없다. 그러나 그 위쪽까지 더 치고 오를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달러-원 주간전망)

버냉키의 말 한마디가 무섭다. 그가 말하기 이전의 세상과 말한 이후의 세상이 180도 바뀌었다. 나는 달러-원 환율이 쑥쑥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였는데, 그의 말 한마디로 모든 것이 변했다. 하루에 환율이 13원 이상 폭락하는 양상을 보면서 추세도 상당 부분 바뀔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달러-원 차트는 겉으로만 보아서는 여전히 상승세이다. 일목균형표 구름 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속으로 들여다보면 상승세가 백척간두 위험에 처해있다. 위태롭다. 전환선은 이미 하락세로 기울었고 당장 오늘이라도 기준선을 하향돌파하면서 역전될 찰나이다. 후행스팬 역시 26일전의 캔들과 아슬아슬하게 맞닿은 상태. 역시 지지선을 무너뜨리고 하락할 위험이 높다.

달러-원의 상승세를 이끄는 아래쪽 구름의 지지력 역시 미심쩍다. 구름의 두께가 영 빈약하기 짝이 없다. 구름은 1,114원대에 걸쳐 있는데, 매우 얇아서 ‘훅’ 불면 날아갈 것 같다. 지난 금요일의 종가 1,124원에서 조금만 더 밀린다면 이제는 ‘추세전환’이라는 명제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 다만, 주간차트로는 일목균형표의 구름이 매우 두터운지라 지지력이 튼실함을 예상할 수 있다. 대세가 쉽사리 하락세로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여하간, 단기추세로 말한다면 현재로서는 달러-원이 좀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TRIX, MACD 등 다른 기술적 지표들도 여전히 매도를 말하고 있다. 스토캐스틱이 살짝 과매도권에 걸쳤으나 아직은 결정적인 상황은 아니다. 그렇다면 어디까지 밀릴까? 비록 구름의 두께가 얇으나 여하간 일목균형표 구름이 걸쳐있는 1,114원 정도? 그 언저리에서의 지지를 예상한다.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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