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6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뉴욕금융시장에서 주가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의회 반기 보고를 하루 앞두고 하락했다.

미 국채 가격은 소폭 올랐다.

미국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많이 오르자 버냉키 의장이 출구전략에 힘을 싣는 발언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버냉키 의장의 의회 증언은 다음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되지만, 사전 연설문은 오전 8시30분에 배포된다.

미 노동부는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5%(계절 조정치)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가의 예상치 0.4% 상승을 웃도는 것이다.

소비자물가는 전년대비로는 1.8% 올랐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1.6% 오른 데 그쳤다. 이는 Fed의 인플레 목표치 2%를 밑돈 것이다.

미 달러화는 소비자물가 상승세에도 근원 물가 상승세가 강하지 않아 Fed가 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약세를 나타냈다.

6월 산업생산은 0.3% 증가했다고 Fed가 발표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0.2% 증가를 웃도는 것이다.

7월 미국의 주택시장 지수는 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는 이 지수가 57로 전월 수정치 51보다 올랐다고 발표했다. 지수는 3개월 연속 상승했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Fed가 지금 자산매입 축소를 시작해야 한다면서 내년 상반기쯤에 양적완화를 완전히 종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버냉키 의장의 의회 증언을 하루 앞둔 경계심에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32.41포인트(0.21%) 떨어진 15,451.8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6.24포인트(0.37%) 밀린 1,676.26에 끝나 9거래일 만에 약세를 보였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8.99포인트(0.25%) 하락한 3,598.50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미국의 경제지표와 주요 기업의 실적이 혼조세를 보인 가운데 등락이 엇갈리며 장을 출발했다.

이후 전날까지 다우지수와 S&P 500지수가 3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데 따른 부담감에 주가는 약세로 돌아섰다.

또 소비자물가가 예상치를 웃돎에 따라 버냉키 의장이 의회 증언에서 양적완화 축소 필요성을 밝힐 수 있다는 전망이 주가에 하락 압력을 행사했다.

골드만삭스는 2분기에 주당 3.70달러 순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해 시장의 예상치 2.82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매출 또한 예상을 상회했으나 주가는 1.7% 하락했다.

코카콜라는 주당 63센트의 순익을 기록해 월가의 예상에 부합했으나 매출은 127억5천만달러로 예상치 129억5천만달러를 밑돌았다.

존슨앤존슨(J&J)도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으며 연간 실적 전망도 상향 조정했다.

PC 제조업체 델은 창립자 마이클 델과 사모펀드 실버레이크의 244억달러 인수 제안에 대한 주주 투표를 일 주일가량 늦출 수 있다는 보도에 주가는 약 1% 떨어졌다.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버냉키 의장의 의회 증언을 하루 앞두고 있어 한산한 거래 속에 소폭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6/32포인트 높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1bp 이상 하락한 연 2.530%를 기록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15/32포인트 올랐고, 수익률은 1bp 떨어진 3.580%를 보였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1bp 밀린 1.365%를 나타냈다.

에스더 조지 캔사스시티연은 총재의 발언은 국채가격 상승을 제한했다.

조지 총재는 "지금 자산매입 조정을 시작할 때라고 본다"면서 고용시장이 꾸준한 고용 증가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물가 발표 뒤 인플레이션 우려가 점증해 국채가격에 하락압력을 가하기도 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소비자물가는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들은 휘발유 가격이 수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고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2012년 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면서 이는 경제 성장에 제동을 거는 재료가 된다고 설명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최근의 미국 경제지표들이 Fed의 양적완화 조기 축소를 견인할 수준은 아니라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면서 그러나 인플레 우려가 증폭됨에 따라 버냉키 의장이 이전보다 덜 비둘기파적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TD증권은 이날 휘발유 가격 급등이 6월 소비자물가 상승을 견인했다면서 7월에도 이 같은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TD증권은 일시적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하락세로 반전되기 전에 작년비 2.0%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면서 근원 물가는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의료비용이 증가하면 근원 물가 역시 상승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업체는 근원 물가가 다음 달부터 상승 추세를 보일 것이며 오는 10월에 2.0%로 높아질 것 같다고 예측했다.

◆외환시장= 미국 달러화는 버냉키 의장의 증언을 하루 앞두고 유로화와 엔화에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99.09엔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99.87엔보다 0.78엔 떨어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162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062달러보다 0.0100달러 상승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30.44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0.43엔보다 0.01엔 올랐다.

주택지표가 호조를 보였고 인플레이션이 상승했으나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버냉키 의장이 시장 안정을 위해 비둘기파적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달러화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6월 근원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1.6% 오른 데 그쳤기 때문에 인플레에 대한 우려가 없다는 분석이 부각돼 달러화 낙폭 축소 분위기가 약화됐다.

채권펀드 핌코의 모하메드 엘-에리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방송에 출연해 "버냉키 의장은 별로 즐기는 기색 없이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려고 노력할 것"이라면서 "그는 (앞으로 정책은) 지표에 의해 결정될 것이고 자신은 유연하고 적응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보내려고 노력할 것이며, 시장에 풍파를 일으키지 않으려 애쓸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근원 인플레가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Fed가 양적완화를 서두를 이유가 없을 것이라면서 따라서 버냉키 의장은 다음날 증언에서 비둘기파적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달러화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Fed 전문기자 존 힐센래스와 빅토리아 맥그레인의 Fed 출구전략의 복잡성에 대한 기사가 보도되면서 추가 하락 압력을 받았다.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새로운 촉매제가 없는 데 따른 방향성 상실로 배럴당 106달러 근처에서 주로 등락하다가 소폭 떨어졌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32센트(0.3%) 낮아진 106.00달러에 마쳤다.

이날 장 마감 뒤 미국석유협회(API)는 지난 7월12일로 끝난 주간의 원유재고 결과를 발표한다. 다음날 오전에는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같은 기간의 원유재고가 공개된다.

플랫츠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지난주 원유재고가 250만배럴 줄어들었을 것으로 예측했다. 휘발유 재고는 변화가 없었을 것으로, 정제유 재고는 180만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각각 예상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의회 증언을 하루 앞둔 데다 주간 원유재고 발표를 앞두고 있어 유가가 장중 내내 방향성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집트 사태는 점차 원유시장의 이슈에서 벗어나고 있다면서 시장은 지난 2주 동안 2천만배럴 가량이나 감소한 미국 원유재고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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