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오유경 기자 = 미국 디트로이트 시가 미국 지방자치단체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그 지역에 진출해있는 국내 기업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등 산업계에 따르면 이번 파산 사태로 국내 업체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은 매우 작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지에 진출해 있는 업체가 얼마 되지 않는데다, 시(市) 재정의 파산 여파가 민간 부문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디트로이트는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 크라이슬러 등 미국 3대 자동차 회사의 고향인 만큼 국내 자동차 업체와 그 부품사 몇 곳도 현지에 진출해 있다.

우선 현대기아차는 디트로이트시 인근 슈피리어타운십에 기술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는 엔진동력 개발실과 섀시 개발실, 디자인연구실, 소규모 주행 시험장 등을 갖춰져 있고, 약 600여 명의 현지 직원이 근무 중이다.

또, 현대모비스도 크라이슬러에 섀시모듈을 공급하는 공장을 디트로이트시에 두고 있다.

이 외에는 몇 곳의 국내 중소형 부품사들이 현지에 진출해있다.

파킹브레이크(Parking Brake) 등을 GM에 공급하는 D사와 자동차 내·외장재의 플라스틱 부품을 GM에 공급하는 S사, 전장통신부품과 센서 제품을 생산해 크라이슬러에 공급하는 A사, 미국 시장에 엑슬새프트를 공급하는 I사, 차체부품을 생산하는 H사 등이 전부다.

코트라의 한 관계자는 "아직 디트로이트에 진출한 국내 기업은 많지 않은 편"이라며 "자동차 부품사 등 자동차 관련 기업이 일부 진출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디트로이트 시(市)의 파산 문제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국내 업체 자체가 몇 곳 안 된다. 게다가 시(市) 재정의 파산 문제가 민간 기업에 악영향을 미칠 여지는 많지 않다.

실제로 현대차 연구소의 경우 이미 2017년경까지 매년 11억원가량의 세제혜택을 받기로 돼 있어 시(市) 파산으로 당장 달라지는 것은 없다.

현대모비스 역시 현지에 직접 투자해 공장을 지은 것이 아니라 크라이슬러 공장 부지에 들어가 부품을 생산하는 것이기 때문에 파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 때문에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디트로이트시 파산이 현대ㆍ기아차 미국 판매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다른 중소기업들 역시 영향이 제한적인 것은 마찬가지다.

이번 파산 신청으로 변화가 생기는 것은 디트로이트 시 자체적인 자구노력 정도다.

즉, 시(市) 자체적으로 공무원 해고와 자산 매각, 쓰레기 수거와 제설 작업 같은 기초 서비스의 중단 등의 정도일 뿐 기업에 대한 악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시(市) 재정 회복을 위해서는 어떻게든 기업을 잡아놓을 필요가 있기 때문에 갑자기 기업에 부담을 전가하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샌디 바루아 디트로이트 상공회의소장도 "디트로이트에 있는 기업들이 파산보호 신청에 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파산 사태로 지역사회 불안이 가속화된다면 현지에 있는 기업들로서도 근로자 관리 등에 부담이 생길 수는 있다.

현재도 디트로이트는 시민 중 약 3분의 1이 극빈층이며, 살인범죄율은 미국에서 1위다.

yu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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