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디트로이트시 파산의 주요 요인은 무책임한 재정 편성과 과잉복지가 아니라 도시가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학교 경제학 교수가 진단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22일(미국시간) 뉴욕타임스(NYT) 기고를 통해 시정의 실패로 시의 예산이 악화한 것은 파산 요인 중 하나일 뿐이라며 그리스 문제에서 그랬던 것처럼 디트로이트시의 문제를 지나치게 재정의 문제로 몰아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몇 년 전 그리스의 재정위기는 경제의 규모로 봤을 때 파급 효과가 더 작았어야 했지만, 많은 정치인과 정책입안자들이 고용 창출의 문제에서 재정건전성으로 화제를 바꾸는데 그리스 사례를 언급해 파급 효과가 커졌다고 지적했다. 유럽의 다른 나라들이 그리스와 같은 재정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불안감은 경제 전망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그는 부연했다.

그는 디트로이트시가 그리스처럼 무책임한 재정편성의 결과로 위기를 겪는 사례로 언급되지만, 디트로이트시는 경쟁시장에서의 희생자일 뿐이라고 말했다. 경쟁우위 요소를 잃은 것이 디트로이트시 위기의 주원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슘페터가 언급한 '창조적 파괴'의 대상은 경제 생태계에서 자리 잡지 못한 개인과 기업뿐만 아니라 도시가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국가가 어떤 도움을 주든 경쟁력을 잃은 도시는 경제가 축소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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