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C 보도



(서울=연합인포맥스) 강규민 기자 = 헤지펀드들이 미국 국채를 공격적으로 사들이기 시작했다.

미국 경제전문매체인 CNBC는 23일(현지시간)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의 자료를 인용, 지난주에 대형 헤지펀드들이 미 10년물 국채를 공격적으로 매입했다고 보도했다.

BoA의 자료를 보면 헤지펀드들은 지난 22일로 끝난 한 주간 10년물 국채에 대해 약 18억달러 정도의 순 롱(매수)포지션을 취했다.

헤지펀드들이 그 직전 주 10년물 미 국채에 대해 47억달러 상당의 순 숏(매도)포지션을 취한 데서 상황이 뒤집힌 것이다.

투기세력이 이처럼 미 국채로 몰리는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6~7월에 국채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채권형 펀드들은 지난 6월에 미 국채 투자로 큰 손실을 봤다.

당시 세계 최대 채권투자회사 핌코의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빌 그로스는 미 국채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서 미 국채에 등을 돌리지 않았고 투자자들이 미 국채 투자에서 손을 떼면 안 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Fed의 자산매입 축소 우려에 미 국채시장에서 빠져나가던 헤지펀드 중 일부가 그로스의 조언을 받아들이고 시장에 다시 뛰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미 경제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밑돈 것도 Fed의 테이퍼링(자산매입의 점진적 축소) 우려를 완화시키며 투자자들을 다시 끌어모았다.

뉴욕 소재 구겐하임 파트너스의 미 국채 부문 대표인 제이슨 로건은 "Fed가 9월에 테이퍼링을 시작할 것이라는 게 여전히 시장 참가자들의 예상이다"라며 "다만, 지난 몇 주 전과 달리 이들은 Fed가 자산 매입 축소 규모를 애초 예상보다 적게 줄여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로건은 이어 "애초 시장은 Fed가 9월부터 자산매입 규모를 매달 200억달러 정도 줄일 것으로 예측했으나 이제 50억~100억달러 사이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가지 경제지표 결과가 시장을 하루 이틀간 지배하다가 다른 경제지표가 나오면 다시 그 지표가 시장을 움직인다"면서 "미 소매판매 지표가 한 예로 쓰일 수 있다. 소매판매가 시장예상치를 밑돌았음에도 최악의 수준은 아니었다는 분석에 시장이 즉각적으로 랠리를 펼쳤었다"고 언급했다.

BoA는 미 국채가격이 아직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면서 10년물 국채금리가 장기적으로 2.857~2.951%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점쳤다.

그러나 로건은 미 경제지표가 점차 더 좋게 나와야 미 10년물 국채금리가 BoA가 제시한 수준으로 오른다고 지적했다.

로건은 "시장이 지금 경제지표에 너무 휘둘리고 있다. 경제지표 결과가 부진한 쪽으로 치우친 상황에서 미 국채금리가 오르기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스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8/32포인트 낮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2bp 이상 높아진 연 2.511%를 기록했다.

kk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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