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유경 기자 = GS리테일이 동남아시아에 진출해 슈퍼마켓 사업을 펼치고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의 핵심 경영진은 동남아시아의 대규모 슈퍼마켓 점포를 인수·합병(M&A)하거나 현지 기업과 합작사(JV)를 세우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올해 내 구체적인 성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는 정부 규제로 슈퍼마켓과 편의점의 국내 신규 출점이 막혀 GS리테일의 사업 확장이 불가능해진 데 따른 조치다.

최근 이마트 에브리데이와 롯데슈퍼에 이어 상품 공급점 사업에 진출했지만, 중소상인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제대로 사업을 펼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상품 공급점은 직영점과 달리 운영 자율권이 있는 점주가 본사에 물건 일부를 발주·판매하는 형태인데 중소상인들은 대형 유통업체의 변종적 신규 출점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따라서 GS리테일은 해외로 눈을 돌렸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국내 대표 대기업들이 해외 투자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GS리테일은 예외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그간 극도로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해온 GS그룹의 계열사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더욱 눈길을 끈다"고 말했다.

GS리테일은 자금력에 대한 자신감으로 해외 투자를 과감하게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GS리테일은 지난 2010년 롯데쇼핑에 1조3천400억원을 받고 백화점과 대형마트 점포를 모두 넘기면서 재무구조가 대폭 개선됐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GS리테일의 총차입금은 5천674억원이다. 이 중 3천578억원은 종속기업인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코크렙지에스스퀘어와 평촌 백화점과 시네마에 대한 금융리스 계약이다.

현재 평촌 백화점에는 롯데백화점이 들어와 있고, 롯데쇼핑으로부터 받는 임대료로 차입금에 대한 이자를 모두 충당하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GS리테일은 롯데쇼핑에 점포를 매각할 당시 약 6천억원대 수준이었던 총차입금 규모를 비슷한 수준에서 유지하고 있다.

대신 백화점·대형마트 점포 매각 자금은 편의점·슈퍼마켓 신규 점포 출점에 투입됐다.

GS리테일은 지난 3년간 약 8천500억원을 신규 출점 투자비로 썼다. 올해도 1천900억원의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투자규모가 컸지만, 그 기간에 편의점 시장이 비약적으로 성장해 GS리테일의 영업현금창출력(EBITDA)은 대폭 늘었다.

K-IFRS 개별 기준으로 GS리테일의 연간 EBITDA는 2010년 말 1천848억원에서 작년 말 3천157억원으로 증가했다.

제대로 남는 투자를 한 셈이다.

앞으로 국내 편의점·슈퍼마켓 신규 출점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잉여 현금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 차입금 규모를 유지한다면 GS리테일이 기업 인수·합병(M&A)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자금이 7천억원~8천억원 수준"이라며 "롯데쇼핑에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매각한 자금으로 편의점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한 것은 상당히 성공적인 전략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결국 1조원에 달하는 롯데쇼핑의 현금으로 GS리테일은 고공행진하는 편의점 시장에서 확고한 2위를 확보했고, 이를 바탕으로 동남아 시장 진출까지 노리게 됐다"고 진단했다.

yk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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