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기자 =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29일 사실상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선임됐다. 서울상의 의원총회와 대한상의 의원총회라는 절차만 남았다.

따라서 두산그룹 경영에 어느 정도 공백이 불가피하다.

현재로서는 박 회장이 ㈜두산 이사회 의장을 그대로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

손경식 전 대한상의 회장도 이재현 회장과 함께 CJ그룹 공동 회장으로 이사회 등에 참석해왔다. 그러나 이 회장이 구속된 후 '그룹에 전념하겠다'며 대한상의 회장직을 내놓은 것처럼 두 가지 일을 동시에 수행하기가 쉽지 않다.

상공업계를 대표하는 자리인 만큼 해외 상의와 수많은 사안을 협의해야 하고 경제계의 목소리도 정치권에 전달해야 하는 등 일정이 만만치 않다. 특히 동반성장과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으로 정ㆍ관ㆍ재계를 조율해야 일이 더 많아졌다는 게 재계의 전언이다.

따라서 박 회장이 이사회 참석해 그룹의 큰 사안을 결정하는 일에만 관여하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예를 들어 지난달 결정한 두산산업차량, 엔셰이퍼 합병이나 이탈리아 발전회사인 안살도에네르기아 인수 추진과 같은 굵직한 업무 등에만 관여할 것이라는 추측이다.

물론 두산그룹이 어차피 계열별로 전문 경영인 체제가 확립돼 있어 경영에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예상도 많다.

그러나 박 회장이 그동안 두산그룹이 수행한 구조조정과 인수합병(M&A)에서 상당한 역할을 해왔고, 소통경영으로 임직원에게 미치는 영향이 컸다는 점에서 경영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있다. 일각에서는 그룹 경영의 적잖은 의사결정 권한이 박정원 ㈜두산 지주부문 회장에게 넘어가지 않겠느냐는 섣부른 예상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선친인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회장과 전문경영인인 고 정수창 전 회장, 형인 박용성 전 회장이 상의를 이끌었던 만큼 박 회장이 양쪽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업무 부담이 가중되면 차차 그룹 내에서 일정 권한 분배가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두산그룹 측은 이에 대해 "아직 대한상의 회장으로 선임된 것도 아니어서 그룹 경영에 대해 논하기 이르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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