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 분석



(서울=연합인포맥스) 강규민 기자 =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과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부의장이 차기 Fed 의장 후보로 압축된 가운데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 갑자기 후보로 급부상한 것은 미 당국자들의 '의도된 술수'라는 분석이 나왔다.

아트 카신 UBS 이코노미스트는 29일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 옐런 부의장과 대결 구도를 이루게 된 것에 대해 "옐런 부의장이 결국 차기 Fed 의장이 될 것을 고려해 시장을 미리 길들이려는 술수"라고 평가했다.

카신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벤 버냉키 Fed 의장이 테이퍼링(자산매입의 점진적 축소)에 대해 언급하고 나서 시장이 급격한 반응을 보이자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경제자문들이 충격을 받았다"면서 "버냉키 의장은 물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마저 시장을 진정시키려 말 뒤집기를 한 것을 본 경제자문들은 시장이 얼마나 민감한지 느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시장이 차기 Fed 의장 후보에 주목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차기 Fed 의장을 임명하고 나서 시장이 여기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면 쉽게 안정되지 않을 것이다"며 "이 경우에 (버냉키 의장을 사실상 해고한) 오바마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런 악재를 방지하려 오바마 행정부가 3주 전부터 Fed의 통화정책을 부정적으로 보고 (차기 Fed 의장으로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서머스 전 재무장관을 후보로 민 것이다"며 "두 후보의 대립 구도를 통해 옐런 부의장의 면모를 살피고, 옐런 부의장이 차기 Fed 의장으로 선정될 때 시장의 반응도 미리 추정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몇몇 민주당 의원들은 서머스가 과거 클린턴 행정부 말기 재무부 장관을 지내면서 월가를 제대로 규제하지 않았다며 차기 Fed 의장으로 반대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연판장을 돌려 오바마 대통령에게 내년 1월 버냉키 의장의 퇴임 이후 대체할 후임자로 서머스 대신 옐런 부의장을 선택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kk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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