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증시 거래대금이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해도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일평균 거래대금이 5조원 초반대에 머물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하루 거래대금은 5조2천억원 수준을 유지했지만, 현재는 이를 밑돌 기세다.

거래대금이 급감한 이유는 가계 소득이 줄어들고 빚은 늘면서 개인들의 주식투자 여력도 함께 줄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처분소득대비 가계부채는 163.8%로 2003년 카드 대란 때보다 높고 지난 1분기 민간소비는 전분기에 비해 0.4% 떨어져 2009년 1분기 이후 가장 크게 줄어들었다.

일일 주식매매에서 60%가량을 차지하는 개인투자자들이 주식투자에 나설 엄두를 내지 못하는 건 당연하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망설이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경제지표가 살아나는 미국이나 유동성 장세를 실현하는 일본에 비해 한국 주식시장이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전망도 밝지 않다.

증권가에서는 현재 1,900선을 넘어서는 코스피가 펀더멘털 대비 크게 저평가돼 있는 상태도 아니어서 대규모 자금이 들어오기는 힘들다고 보고 있다.

증권사 한 증권 담당 애널리스트는 "가처분 소득 등 실물지표를 보면 전혀 개선이 되지 않고 있다"면서 "선행지표가 어느 정도 개선되더라도 실물지표가 엉망이면 주식으로 들어오는 자금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결국, 매력이 떨어진 한국 주식시장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들어오지 않고 펀더멘털은 악화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 주식시장은 '비관의 영역'에 머물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금융당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헤지펀드 규제를 적극적으로 풀어 투자 분위기를 조성하려 하고 있다. 가난한 개인투자자는 제쳐놓고라도 기관투자자나 부자들의 묶여 있는 돈이라도 돌게 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묻어난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금융투자업계가 전반적으로 위축돼 있는데 당국이라고 뾰족한 수가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헤지펀드 규제 등을 풀어 부자들의 돈이라도 돌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산업증권부 변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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