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김홍규 특파원 = 유로화는 그리스 의회가 재정긴축안을 통과시켰음에도 불구하고 긴축이 실질적으로 이행될지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돼 미국 달러화와 엔화에 상승폭이 제한됐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13일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191달러에 움직여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3174달러보다 0.0017달러 높아졌다.

유로화는 한때 1.3284달러까지 올랐었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02.33엔을 기록해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02.25엔보다 0.08엔 상승했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77.58엔에 거래돼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77.63엔보다 0.05엔 낮아졌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그리스 의회가 긴축안을 승인해 유로화가 강세 지지를 받았다면서 그러나 그리스가 긴축안을 실질적으로 이행할지에 대한 의구심이 상존해 있어 유로화가 상승 추세를 지속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들은 유럽중앙은행(ECB)이 회원국들의 긴축에 따른 경기 둔화 예상을 이유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는 반면 연방준비제도(Fed)는 최근의 경제지표 호조로 추가 양적완화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희박해진 것도 유로화 강세 전망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유로화가 단기적으로 200시간 단순이동평균 수준인 1.3190-1.3195달러 범위에서 지지를 받고 있어 1.32달러대가 장중 내내 지지됐었다면서 그러나 이 범위 대는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리스 의회는 지난 12일 자정을 넘긴 시각 재정 긴축과 경제개혁안을 표결에 부친 결과 찬성이 199표, 반대가 74표로 과반수를 넘겨 통과시켰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오는 15일 열리는 추가 긴급회의에서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 집행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유로그룹의 조건은 그리스 의회가 긴축안을 비준하고 정부가 올해 긴축 목표치인 3억2천500만유로를 어떻게 달성할지 세부 계획을 제출하는 것이었다. 더불어 오는 4월 총선 이후에도 긴축과 경제개혁 조치를 이행한다는 그리스 연정 지도자들의 약속도 있어야 한다.

반면 표결을 앞두고 수도 아테네에서는 10만 명가량이 모여 대규모 시위를 벌였고, 결국 폭력 사태로 이어져 80여 명이 부상했고 수십 곳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신민당의 안토니오 사마라스 당수는 오늘 4월 총선 이후 긴축조치를 재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리스 경제가 5년째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약속한 긴축 조치를 지키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따라서 그리스는 수년 후가 아니라 수개월 후에 다시 협상을 원할 것이며, 유로존 탈퇴 논란이 다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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