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서울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의 선물 누적포지션 순매도 전환과 일부 현물채권 매도세로 경계감이 고조되면서 신흥국 채권시장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의 영향권에 뒤늦게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다른 신흥국도 현재까지 자금유출이 진행 중인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6일 연합인포맥스와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인도는 지난 5월22일부터 18거래일 연속 외국인의 채권 순매도세가 나타났다. 전날까지 집계상황을 보면, 6거래일을 제외하고 계속 외국인이 채권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이 기간에만 외국인은 533억 루피의 인도채권을 처분했다.

 





인도네시아 역시 외국인 투자금 썰물 현상을 겪고 있다. 지난 5월28일, 305조7천200억 루피아에 달하던 외국인의 인도네이사 채권 보유 잔액은 5일 현재 285조8천700억 루피아로 줄었다. 약 두 달간 6.5%가 감소했다. 그나마 지난달 중순부터 소폭의 유입세가 시작된 것이 위안거리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채권 연구원은 "인도와 인도네시아는 경상수지 적자국이고 외환보유고 역시 감소하는 국가이기에 달러 강세로 인한 외국인 자금 이탈의 경계가 높은 편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는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하고 있고 외환보유고도 안정적으로 유지돼 상대적으로 양호한 모습을 국가 중 하나다"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의 관계자는 "지난 상반기에 우리나라가 사상 최대의 경상수지 흑자를 냈고 지난 7월 한국은행도 경상수지의 예상 흑자 규모를 530억달러까지 늘렸다"며 "외국인들이 이 지표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큰 자금유출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고 예상했다. 외국인 채권투자금의 썰물현상이 나타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경상수지에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다양한 투자자가 원화채권을 찾지 않으면 이후 충격에 더 취약한 상태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자산운용사의 채권 딜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특정 외국인의 쏠림을 걱정하는데 지난 2011년부터 활발히 들어왔던 신흥국 투자금이 현재 뜸한 상태라서 외국인 투자자의 편중은 더 심해지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서 연구원은 "자금유출을 겪는 신흥국들이 제 코가 석 자인 마당에 다른 이머징 국가에 투자했던 자금을 회수하거나 달러 자산에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이번에는 아시아 쪽 자금이 나갈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고 말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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