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4일(미국 동부시간) 뉴욕금융시장에서 주가는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에 양적완화를 축소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 하락했다.

미 국채 가격은 뉴욕증시 약세와 저가 매수에 소폭 상승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이 6개 분기 만에 경기침체에서 벗어나는 등 세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져 Fed가 자산매입 축소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렸다.

유로존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예비치는 전분기 대비 0.3% 증가했다고 유로스타트가 발표했다. 독일과 프랑스의 성장률은 각각 0.7%, 0.5%를 보였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낮고 Fed가 설정한 2% 목표치를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지금까지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 부근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신호가 많이 나오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 과도해질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불라드 총재는 Fed의 대차대조표의 규모와 향후 급격한 인플레 현실화 위험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도 Fed는 대차대조표와 인플레를 제어할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Fed가 매번 회의 때마다 기자회견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대비 변화가 없었다고 미 노동부가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0.3% 높아졌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수는 전년대비로는 2.1% 올랐다.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Fed가 이르면 9월 자산매입 축소에 나설 것이란 우려가 지속됨에 따라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13.35포인트(0.73%) 하락한 15,337.6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8.77포인트(0.52%) 밀린 1,685.39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5.17포인트(0.41%) 떨어진 3,669.27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보합권 혼조세로 출발했다.

웰스파고 프라이빗뱅크의 릭 로빈슨 지역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양적완화 축소가 9월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장 컨센서스는 자산매입 규모가 매달 850억달러에서 600억달러나 650억달러 수준으로 줄어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Fed가 이제 연간 기준으로 1조달러가량의 채권매입이 나서는 대신 7천억달러에서 7천500억달러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면서 이는 긴축이라고 볼 수 없으며 여전히 Fed의 대차대조표는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Fed가 자산매입 축소를 시작하기에 앞서 추가적인 지표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힘에 따라 주가는 한때 낙폭을 일부 축소했다.

애플의 주가는 2% 가까이 오르며 한때 지난 1월 말 이후 처음으로 500달러를 돌파했다. 전날 억만장자 투자자 칼 아이칸이 애플의 주식을 대거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백화점 체인업체 메이시스는 시장의 예상을 밑도는 분기 실적과 전망으로 4.5% 하락했다.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수익률 급등에 따른 저가매수와 뉴욕증시 약세로 소폭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4/32포인트 높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1.5bp 낮아진 연 2.711%를 기록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8/32포인트 밀렸고, 수익률은 1bp 떨어진 3.751%를 보였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1bp 하락한 1.475%를 나타냈다.

불라드 총재는 이날 인플레이션과 성장에 대해 균형적 발언을 내놓아 국채 및 외환시장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불라드의 발언은 Fed가 여전히 양적완화 축소 전에 경제 지표를 예의 주시할 것임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됐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펀더멘털 전망에 변화가 나타난 것은 아니라면서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2.75% 근처로 상승함에 따라 저가 매입 세력들이 시장에 진입해 국채가격이 소폭 상승했다고 풀이했다.

이들은 디플레이션 공포가 부각되지 않고 있어 오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이 상존해 있다면서 이는 국채가격 상승을 계속 제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Fed는 9월 17-18일 양일간 FOMC 정례회의를 연다.

RBC캐피털마켓츠 애널리스트들은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주요 기술적 레벨인 2.75% 수준에 근접했다면서 2.75% 위에서 종가가 형성된다면 수익률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2.75%가 돌파된다면 시장은 2.85%와 3% 돌파 시도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처드 호에이 뉴욕멜론은행 수석 경제학자는 "Fed가 9월에 자산 매입 규모를 150억달러 정도 축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단기 금리 인상은 2015년 중반이 될 것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향후 3년 동안 평균 3%의 성장률을 보인다면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2017년에 5% 근처까지 상승할 것이다"고 부연했다.

한편, '채권 왕' 빌 그로스와 골드만삭스는 Fed가 2016년까지 단기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미국의 올 하반기 성장률이 가속화된다면 단기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빠른 시기에 단행될 것으로 전망하는 시장참여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외환시장= 미국 달러화는 Fed의 양적완화 축소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 지속으로 유로화와 엔화에 보합권 혼조세를 나타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98.15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98.22엔보다 0.07엔 낮아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256달러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262달러보다 0.0006달러 떨어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30.11엔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0.24엔보다 0.13엔 하락했다.

유로존 지표 호조에도 유로화가 강세 지지를 받지 못한 것은 유로존의 상황이 여전히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카스텐 브르제스키 ING 수석 경제학자는 "유로존이 경기 회복세에 진입했다고 선언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면서 "이날 유로존 성장률이 플러스권을 기록했으나 이는 비관론이라는 기반 위에서 나타난 현상이다"고 강조했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의 인플레이션과 성장 관련 발언은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스코시아은행은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정책 다양성이 달러화 강세를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은행은 Fed가 양적완화 축소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반면 일본은행(BOJ)과 영란은행(BOE), 유럽중앙은행(ECB)은 자국의 금리 상승을 제한하기 위한 다른 수단들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BOJ는 자산 매입을 통해 금리 상승을 제한하려 하고 있고, BOE와 ECB는 각각 '선제 안내(forward guidance)' 도입을 통해 금리 상승을 저지하려 하고 있다고 스코시아은행은 전했다.

은행은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정책 수단 다양화로 유로화와 엔화, 영국 파운드화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유로-달러의 올 연말 전망치를 1.25달러, 파운드-달러 예상치를 1.45달러, 달러-엔 예측치를 105.00엔으로 각각 설정한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의 생산자물가가 예상치를 하회함에 따라 달러화가 하락압력을 받았다.

한 시장관계자는 물가 상승압력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그러나 물가 안정이 Fed의 양적완화 축소 시기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 시간이 지나면서 달러화 움직임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이익실현 매물 출회에도 중동발 지정학적 불안정과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 감소로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센트 높아진 106.85달러에 마쳤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이익실현 매물로 장중 내내 유가가 하락압력을 받았다면서 그러나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 감소와 이집트발 지정학적 불안정 고조로 유가가 장 마감을 앞두고 소폭 반등했다고 말했다.

이날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8월9일로 끝난 주간의 원유재고가 280만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플랫츠의 조사치 150만배럴 감소를 웃돈 것이다.

주간 휘발유 재고는 120만배럴 감소한 반면 정제유 재고는 200만배럴 증가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휘발유 재고가 200만배럴 줄어들었을 것으로, 정제유 재고는 100만배럴 늘어났을 것으로 각각 예측했다.

이집트 과도정부가 이날 이집트 전국에 한 달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이 지정학적 불안정을 부추기며 유가의 소폭 반등을 견인했다.

이집트 과도정부를 이끄는 아들리 만수르 임시대통령은 이날 국영TV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비상사태를 선포한다고 말하고, 심각한 파괴 행위로 군 병력은 경찰을 도와 치안 확보와 공공·민간 자산, 시민 보호에 노력하라고 명령했다.

이번 발표는 이날 이집트 군경의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 지지 세력의 집결지를 무력 진압하는 과정에서 최소 수십명이 숨지고 전역에서 무르시 찬반 세력의 유혈충돌이 벌어진 직후에 나온 것이다.

리비아는 이날 유전 문제로 하루 60만배럴의 산유량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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