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인도와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한 신흥국의 자금 이탈 현상이 국내 증시에 얼마나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글로벌 자금 이탈은 펀더펀털이 상대적으로 약하고 단기부동자금(핫머니)이 몰린 국가를 중심으로 이뤄진 만큼 한국 시장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평가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도와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한 신흥국에서 핫머니 유출이 가속화하고 있다.

동양증권에 따르면 인도는 최근 4년 동안 핫머니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지난해까지 1천834억달러가 들어왔다. 인도네시아 역시 같은 기간 220억달러가 유입되면서 신흥국 가운데 핫머니 유입 정도가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에 한국은 지난해말까지 최근 3년간 736억 달러의 핫머니 유출을 보였고 대만 역시 같은 기간 785억 달러 유출이 나타났다.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경우 최근 펀더멘털이 악화하며 핫머니 유출이 가속화하고 있는데 이는 그간 핫머니 유입 속도가 빨랐다는 점이 한 몫했다.

특히 미국의 출구전략이 구체화될 경우 그간 핫머니 유입이 많았던 국가를 중심으로 자금 유출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은 "단기성 자금이 장기적으로 많이 유입된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경우 글로벌 유동성 축소로 인한 자금 유출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이를 모든 아시아 국가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진단했다.

핫머니의 유출 정도는 각국의 펀더멘털이 얼마나 탄탄한지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한국의 경우 인도, 인도네시아는 달리 재정수지와 경상수지가 모두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흑자 수준도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상수지와 재정수지가 모두 적자인 국가와 한국을 동일하게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와 인도네시아가 구제금융을 신청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지 않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인도의 경우 총 대외부채 중 단기부채가 외환위기 직전(1990년) 보다 높은 수준이긴 하지만 절대적인 수준이 20%대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는 외환보유고 대비 총 대외부채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지만 단기외채 비중이 과거 외환위기 직전(1996년) 보다는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향후 증시 방향성 역시 핫머니 유출 정도와 함께 각국의 펀더멘털 여건이 좌우할 것으로 평가됐다.

임은혜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자금유출의 차이는 각국의 펀더멘털에서 비롯된다"면서 "자금유출이 확대되는 국가는 국가부채와 재정수지비율, 재정건전성이 불안하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연구원은 "한국은 펀더멘털이 상대적으로 양호해 그간 다른 국가에 비해 소외됐던 흐름이 해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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