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전세계적인 청년 구직난에도 은수저를 물고 태어난 고위층 자녀들은 암암리에 좋은 일자리를 얻는다. 이런 현상은 동등한 기회를 강조하는 미국과 인민 평등을 최우선으로 하는 중국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주말 JP모건이 중국 고위관료(태자당)의 자녀를 채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미국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금융권의 이런 실태는 새로 드러난 사실은 아니다. 온 세상이 다 알지만 그러려니 했던 '공공연한 비밀'이다.

월가 은행들은 중국시장에 진출하면서 중국 금융기관과의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이미 10여 년 전부터 고위 관료의 자녀를 고용해왔다. 중국에서만 통하는 이른바 '관시(關係·관계)를 얻기 위해서다.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주석의 손자는 미국의 대형 금융기관 골드만삭스에서,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의 딸은 스위스 금융기관 크레디트스위스에서 일한 바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2006년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었던 우방궈(吳邦國)의 사위 덕분에 220억달러 규모였던 중국공상은행(ICBC)의 기업공개(IPO) 계약을 따냈다.

이러한 낙하산 인사는 중국에만 해당하는 일은 아니다.

미국 유명 인사들의 자녀도 미국 기업에 진출하는 경우가 많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딸인 첼시 클린턴이 맥킨지에서 일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제약회사 화이자의 최고경영자(CEO)였던 제프 킨들러의 아들은 모건스탠리에서 일했고, 광고대행사 WPP의 CEO인 마틴 소렐의 세 아들은 모두 골드만삭스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PEF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만 회장 아들은 골드만삭스에서 인턴으로 근무했으며, 씨티그룹의 애널리스트로도 활약했다.

모두 부모의 지위가 자녀의 취업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의심이 들지만, 그걸 입증하는 건 어려운 게 사실이다. 다들 잘 나가는 집안의 자제들이다 보니 자연히 양질의 교육을 받게 되고 이는 좋은 직장으로 연결된다는 논리로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같은 낙하산 인사 채용 관행이 공공연한 사실인 마당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JP모건의 낙하산 채용을 문제 삼는 것은 다른 의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위기 이후 거대해진 대형 투자은행들을 해체하기 위해 미국 규제 당국이 또 한 번 칼자루를 휘두르는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골드만삭스 '넘버1'의 질투.

게리 콘 골드만삭스 회장이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를 질투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폭스비즈니스는 언론에서 블랭크페인 CEO의 인지도가 '넘버 원'이고, 콘 회장은 '넘버 투'라고 전했다.

실제 블랭크페인은 동성애자의 결혼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미디어의 주목을 받았다. 월가 대형은행 최고경영자로서는 이례적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언론의 관심이 최고경영자에게만 쏠리자 콘 회장도 기자들과 줄줄이 인터뷰 약속을 잡는 등 언론의 주목을 받으려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블랭크페인이 늘 신문 '톱'에 얼굴을 올린다면 콘은 신문 뒤쪽 하단에 조그맣게 얼굴이 실리는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러나 블랭크페인의 지명도가 반드시 회사에 도움이 되는 것만은 아니다. 블랭크페인은 작년 동성애자 지지발언으로 주요 거래처 1곳을 잃었다. 언론의 주목을 받기는 했지만, 거래처의 주목을 받는 데는 실패한 셈이다.



○…자금난에 빠진 스포츠 구단이 늘어나면서 사모펀드들이 스포츠 구단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명 사모펀드인 블랙스톤과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는 지난 15일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뉴저지 데블스 구단의 운영권과 홈 링크인 푸르덴셜 센터의 영업권을 3억2천만달러(3천560억원)에 인수했다.

두 사모펀드는 2011년에도 아폴로 창립자인 조슈아 해리스의 주도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미국프로농구(NBA)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76ers)를 사들인 바 있다.

흥미로운 점은 사모펀드가 사들인 스포츠팀은 이후 좋은 성적을 거둔다는 것이다.

세븐티식서스는 2003년 이후 줄곧 플레이오프전 1차전 이상 올라간 적이 없지만, 사모펀드에 매각되고 나서 2012년 시카고 컵스를 누르고 준결승까지 진출했다.

당시 세븐티식서스를 누르고 결승에 오른 팀 역시 사모펀드들이 인수한 보스턴 셀틱스였다.



○…1800년대부터 200년간 국제금융계를 주름잡았던 로스차일드 가문의 동물적 감각이 21세기에도 빛을 발하고 있다.

로스차일드 가문의 제이콥 로스차일드 경이 이끄는 투자신탁 RIT 캐피털 파트너스는 미국 국채에 숏(매도)포지션을 잡아 올해 상반기에 순자산을 무려 10배 가까이 불렸다.

RIT의 순자산은 올해 2억9천만파운드(약 5천60억원)였지만, 7월31일 기준 21억파운드까지 증가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할 것이라는 기대에 미국 국채 가격이 하락한 가운데 RIT가 때맞춰 국채 가격 하락에 베팅한 것이다.

로스차일드 경은 "미국 경제가 개선됨에 따라 당국이 국채 금리 상승을 억누르지 못할 것으로 보고 그동안 정부채에 숏포지션을 들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상반기에 신흥국 자산 투자를 줄이고 미국 자산 투자를 확대했다고 했다.

미국의 경기회복과 출구전략, 신흥국의 불안을 일찌감치 예견하고 투자의 방향을 돌린 로스차일드의 감각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이 프랑스의 한 아틀리에(화가·조각가 등 예술가들의 작업장)에 구리로 된 맞춤 수제 욕조를 주문했다.

이 아틀리에는 욕조를 만드는데 250시간, 1만3천달러가 들었으며 블룸버그 시장은 광택 효과를 위해 욕조를 니켈로 마감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틀리에 대표는 구리는 열전도가 빨라 온수의 수온이 오래 유지되며 박테리아를 죽여 피부에도 좋다며 요즘 일부 부유층들이 대중과 자신들을 차별화할 방법을 찾으면서 구리 욕조 등을 주문한다고 귀띔했다.

오는 11월 퇴임하는 블룸버그 시장은 퇴임 후를 위해 구리 수제 욕조를 주문하는 한편, 현재 맨해튼에 있는 5층짜리 타운하우스(3천만달러 상당)를 170만달러를 들여 개조 중이다.



○…경매업체 크리스티가 지난달 파산 보호를 신청한 디트로이트시 소유 미술작품에 대한 감정에 들어갔다.

디트로이트 미술관은 세계 3대 컬렉션 가운데 하나로 꼽힐 만큼 유명한 곳으로 반 고흐의 자화상, 드가의 여인 초상, 보티첼리의 부활한 예수, 루벤스의 하이지아 등을 소장하고 있다.

디트로이트시는 자산을 평가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지만, 일각에서는 부채를 갚으려고 미술 작품 매각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을 제기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BI)는 이 작품들이 1억~1억5천만달러에 팔릴 것 같다며 소장품 중 유명한 38점의 가격은 모두 25억달러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kk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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