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규민 기자 = 인도 통화인 루피화 가치가 연일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루피화 '패닉셀링(공포매도)'이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평가하며 루피화 가치가 미국 달러화 대비 70.0000루피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경제전문매체인 CNBC는 22일(현지시간) 달러-루피가 이날 오후 한때 65.5400루피까지 상승했다면서 환율이 몇 달 내에 70.0000루피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QE) 축소 우려에 해외 투자자들이 지난 몇 달간 인도 금융시장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갔다고 진단했다.

인도가 만성적인 경상수지 적자를 겪는 것도 투자자들이 인도에서 발을 빼는 이유로 꼽혔다.

루피화는 신흥국 통화 중 가장 큰 매도세에 시달렸다. 지난 5월에 Fed가 테이퍼링(QE의 점진적 축소)에 대해 언급하고 나서 루피화 가치는 달러화 대비 15%가량 떨어졌다.

호주 시드니 소재 컴패스 글로벌 마켓츠의 키건 요크 외환 전략 헤드는 루피화 가치가 앞으로 급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요크 헤드는 "지금 루피화에 손을 대지 않는 게 좋다. 내가 수입업자였다면 인도 제품을 사지 않고 기다릴 것이다. 루피화 가치가 계속 내려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루피화 가치가 현 수준보다 9%는 더 밀릴 것으로 점쳤다.

애드머럴 마켓츠의 라산카 페레라 이사는 루피화 가치가 이제 통제 불가능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페레라 이사는 "인도의 인플레이션은 높고 성장률 전망치는 점점 낮아지고 있다"면서 "여기에 인도중앙은행(RBI)이 루피화 가치를 안정시키는 데 실패했기 때문에 달러-루피 환율이 곧 70.0000루피까지 상승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루피화 가치가 '자유낙하' 하는 것이 투자자들이 인도 정부에 대한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일에 RBI는 800억루피(약 1조4천억원)어치의 장기 국채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은행권에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RBI의 이같은 조치는 시장에서 상반된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시장에 혼란만 더했다.

맥쿼리은행의 니짐 이드리스 피스트인컴 헤드는 "RBI가 금리와 환율을 동시에 통제할 순 없다"면서 "너무 많은 부분을 통제하려고 하면서 오히려 시장의 신뢰를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드리스 헤드는 애초 루피가 연말에 64.0000~65.0000루피까지 상승할 것으로 점쳤으나 최근 전망치를 70.0000루피로 변경했다.

그는 "투자자들을 다시 끌어모으려면 금리가 높아야 하는데 RBI가 장기 국채를 매입하면 금리가 낮아지기 때문에 투자자들을 내쫓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kk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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