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7일(미국 동부시간) 뉴욕금융시장에서 주가는 시리아에 대한 미국의 공습 가능성이 커진데 따른 불안감으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 국채가격은 시리아 불안에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해지면서 상승했다.

이날 NBC뉴스는 미국 정부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이르면 29일 시리아에 대한 공습이 단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명령을 내리면 즉각 군사공격을 가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헤이글 장관의 발언은 전날 존 케리 국무장관이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을 기정사실화하고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밝힌 데 이어 나온 것으로, 오바마 행정부가 사실상 군사개입 수순을 밟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시리아 사태에 대한 군사적 대응을 놓고 고심을 거듭해온 오바마 행정부가 결국 '제한적 개입'을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응징해야 한다는 명분론과 어려운 국가재정에 전쟁 피로감까지 겹친 상황에서 또 다른 군사개입을 자제해야 한다는 현실론이 접점을 찾아가는 모양새다.

국제유가는 시리아발 우려로 3%나 급등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2012년 2월 이후 처음으로 109달러를 돌파했다.

지난 6월 미국의 대도시 주택가격은 상승했으나 향후 둔화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S&P/케이스-실러에 따르면 6월 20대 대도시 주택가격은 전월대비 2.2%, 전년대비 12.1% 각각 상승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과 대체로 부합하는 것이다.

미국의 8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예상을 웃도는 호조를 나타냈다.

콘퍼런스보드는 8월 이 지수가 전월의 81에서 81.5로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79.1을 예상했다.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시리아에 대한 미국의 군사개입 가능성이 커지는 등 시리아발 지정학적 불안이 증폭됨에 따라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70.33포인트(1.14%) 하락한 14,776.1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26.30포인트(1.59%) 떨어진 1,630.48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79.05포인트(2.16%) 낮아진 3,578.52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양적완화 축소 전망과 시리아 사태 확산 우려로 하락세로 출발했다.

시리아에 대한 군사개입 우려가 커짐에 따라 지수는 낙폭을 확대했다.

전날 미국의 제조업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옴에 따라 Fed의 양적완화 축소가 연말로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부각됐다.

도쿄미쓰비시은행의 리 하드먼 애널리스트는 "최근 경제지표는 미국 경제가 3분기 초부터 소프트패치(일시적인 경기 둔화)를 나타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경제지표는 Fed가 9월에 자산매입 축소를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시리아발 지정학적 불안정 고조에 따른 안전자산 매입과 뉴욕증시 약세, 오는 10월 미국의 부채 한도 도달 우려로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20/32포인트 높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7bp 낮아진 연 2.723%를 기록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사흘 동안 18bp가량 하락해 사흘 낙폭으로 2012년 6월 이후 최대를 보였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1-6/32포인트 올랐고, 수익률은 6bp 떨어진 3.707%를 나타냈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6.5bp 밀린 1.529%를 보였다.

개장 초 시리아와 미국의 부채 한도 도달 우려로 상승세를 보였던 국채가격은 소비자신뢰지수 호조에 따른 Fed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상승폭을 축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의 시리아 공습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나옴에 따라 국채가격이 재차 상승폭을 확대했다.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연방준비은행 총재는 Fed의 자산매입 축소 시기는 달력이 아닌 경제 전망이 결정할 것으로 밝혀 다음 달 6일 발표될 8월 미국의 비농업부문 고용 결과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재료로 부각됐다.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가 예상치를 웃돌며 Fed의 9월 양적완화 축소에 다소나마 힘을 실었으나 지정학적 불안정이 이를 상쇄했다.

미 재무부는 340억달러 어치의 2년만기 국채를 입찰했다. 재무부는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입찰 규모를 10억달러 어치 줄였다. 입찰 결과는 평범한 수준을 보였으나 수요가 긍정적이었다는 분위기로 국채가격 오름세를 지지했다.

낙찰금리는 연 0.386%였다. 이는 2011년 7월 이후 2번째로 높은 금리이며 월가 예측치보다 소폭 낮은 수준이다. 입찰 수요 강도를 측정하는 응찰률은 3.21배를 나타내 지난 6차례 평균인 3.23배를 소폭 밑돌았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19.3%를 보여 지난 1월 이후 최저 낙찰률을 기록했다. 지난 평균은 25.2%였다.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26.1%를 기록해 지난 4월 이후 최대 낙찰률을 나타냈다. 지난 평균은 19.7%였다.

다음날에는 350억달러 어치의 5년만기 국채가 입찰된다.

한편, 최근 수주 동안 Fed의 9월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국채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함에 따라 수익률이 한때 2011년 7월 이후 처음으로 2.90% 위로 상승했다.

그러나 최근 수일 동안 나온 경제지표가 9월 양적완화 축소를 정당화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위기로 국채수익률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미국과 시리아의 긴장 고조에 따른 뉴욕증시 약세와 안전자산인 국채가격 상승이 나타났다면서 여기에 미국 국채 입찰 수요가 국채가격 상승에 긍정적 재료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외환시장= 엔화는 시리아발 지정학적 불안정 고조로 안전통화 매입세가 증가해 유로화와 미국 달러화에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97.03엔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98.51엔보다 1.48엔이나 낮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29.95엔을 나타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1.70엔보다 1.75엔이나 낮아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392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368달러보다 0.0024달러 올랐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대외변수에 민감도가 낮은 저베타(low-beta) 경제가 위험회피 상황에서는 가장 안정적 모습을 보인다면서 현재 엔화가 가장 선호되는 자산이며 스위스프랑화가 그 뒤를 잇는다고 말했다.

이들은 미국의 시리아 공습을 러시아가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유엔의 동의를 얻기 어려운 가운데 미국이 군사행동에 나설지에 대한 의구심이 상존해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정 고조와 이머징마켓 금융 위기 가능성 등으로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 달에 양적완화를 축소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드는 것이 달러화 약세 재료로 작용했다고 이들은 풀이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시리아 우려 확산에도 이날은 달러화에 대한 안전통화 매입세가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이는 많은 거래자가 여전히 달러 롱포지션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시장관계자는 "시리아발 지정학적 불안정으로 엔화가 강세 지지를 받고 있다"면서 "유로화 역시 달러화가 안전통화 역할을 일정부분 상실함에 따라 달러화에 오름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시리아발 지정학적 불안정 확산 우려로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3.09달러(2.9%)나 높아진 109.01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2012년 2월 이후 처음으로 109엔 위에서 마감됐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시리아는 주요 산유국이 아니라면서 그러나 중동 산유국들의 원유를 전 세계로 수출하는 주요 송유관과 해상로에 근접해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시리아발 지정학적 불안정이 증폭된 가운데 이집트 사태 역시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유가가 계속 강세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2011년 이집트 혁명 때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축출되는 등 혼란이 가중됐으나 이집트 경유 송유관이 문제없이 원유를 수송했음을 이유로 유가 상승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하는 세력들도 상존해 있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이들은 서방국들이 시리아를 실질적으로 공습하면 사우디아라비아가 증산을 통해 원유 부족분을 해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유가 상승을 제한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시리아의 남서부에 수에즈 운하의 체크포인트(홍해와 수에즈만 연결 지점)가 있다면서 이 운하로 하루 80만배럴의 원유와 140만배럴의 석유 제품이 수송된다고 밝혔다.

EIA는 시리아 사태가 악화한다면 이집트의 수메드 송유관이 차단될 가능성이 있으며 수메드 송유관은 하루 170만배럴의 원유를 수송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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