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최근 신흥국 매도세에 타격을 받은 인도네시아의 문제는 구조개혁 실패에 따른 투자신뢰도 하락으로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 심각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8일(현지 시간) 인도네시아가 1년 전만 해도 넉넉한 원자재로 투자자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성장이 둔화하고 인플레이션까지 고개를 들고 있어 경제 우려에 휩싸인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의 2분기 성장률은 5.8%로 낮아졌고 올해 성장률은 정부 목표인 6.3%를 밑돌 것이 확실시된다. 7월 물가상승률은 8.6%를 기록했다.

자카르타종합지수는 3일 만에 7.7% 하락했고 5월 고점 대비 20% 밀렸다. 루피아화는 미 달러화 대비 4년래 최저치로 하락했다. 6월부터 외국인 투자자들은 인도네시아 국채 14억달러어치를 매도했다.

일각에선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에 따른 아시아 금융시장의 전반적인 매도세가 인도네시아에 불었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는 14년간 흑자를 기록했던 인도네시아의 경상수지가 2012년 적자로 돌아섰다면서 이는 인도네시아가 경제 호황기 때 관리에 실패한 구조적 문제의 한 증상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는 2.7% 적자를 기록했다. 최근 3개월간 경상수지 적자폭은 GDP의 4.4%로 커졌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정부는 자국의 부실한 인프라, 느려터진 관료주의와 만연한 부패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약했다. 매체는 그러나 유도요노 행정부조차 쇄신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면서 부패 추문이 오히려 늘었다고 말했다.

호시절에는 묻혀있던 문제였으나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저렴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인도네시아의 경제 개혁 실패가 만천하에 드러난 셈이다.

투자자들은 인도네시아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시장이 요동치기 전부터 인도네시아의 투자 신뢰도는 잇따라 하향됐다.

이코노미스트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불리한 경제적 민족주의의 고조도 투자자들을 두렵게 하고 있다면서 인도네시아 정부가 몇 년째 외국계 기업들에 원자재를 단순히 운송할 것이 아니라 정제하는 작업까지 인도네시아에서 하라고 주장하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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