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유경 기자 = PEF(사모투자펀드)가 국내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르면서 로펌계도 치열한 PEF 자문 경쟁을 벌이고 있다.

김앤장 법률 사무소가 국내 최대 PEF로 꼽히는 MBK파트너스의 딜을 독점하며 최강자 자리를 굳힌 가운데 대형 로펌들은 'PEF 전담팀'을 꾸려 각축하는 양상이다.

올해 초 10여명의 전문 변호사로 구성된 PEF 전담팀을 만든 법무법인 율촌은 최근 구성원을 20여명까지 늘리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윤희웅 변호사가 팀장을 맡아 이끄는 율촌의 PEF 전담팀은 실무 책임자인 박재현 변호사와 이진국, 손원일, 김건 변호사, 이태혁 미국 변호사 등이 이끌고 있다.

율촌 측은 "PEF 관련 딜의 자문이 계속 늘면서 인력을 대폭 늘렸다"며 "작년 자문한 리딩밸류 PEF의 청산과 리파이낸싱 거래처럼 M&A뿐만 아니라 PEF 전반적인 이슈에 두루 강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율촌은 스틱인베스트먼트-하나대투증권 컨소시엄의 LIG넥스원 지분 인수와 IBKS-케이스톤 PEF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 매각 자문을 제공했다. 지난달 클로징된 IMM PE의 할리스커피 경영권 인수 자문도 하는 등 실적을 올리며 활약하고 있다.

로펌 업계는 PEF 중심의 M&A 시장 재편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명암이 엇갈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특히, PEF의 해외 투자(아웃바운드 거래)가 늘어날 것"이라며 "또, PEF가 국내외 연기금과 전략적 투자자(SI)인 국내 기업, 해외 재무적 투자자(FI)들과 함께하는 국내외 공동투자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태평양은 "PEF가 성장하면서 규제 리스크가 커지고, 해외 투자의 불확실성과 관련된 자문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태평양은 서동우, 양시경, 김기식, 윤성조 변호사와 이상구 미국변호사 등 시니어 변호사를 중심으로 20여명 규모의 PEF 전담팀을 꾸리고 있다.

태평양은 지난 7월 클로징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의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 자문을 했고, 올해 초 이랜드그룹이 인수한 스포츠브랜드 미국 K-Swiss 딜에서 FI로 참여한 도미누스 PEF에도 투자 자문하며 실적을 올렸다.

제1호 등록 PEF인 마르스 1호 출범에 자문을 제공하기도 했던 법무법인 광장은 한원규, 강희주, 이제원, 추원식, 김진, 이지영 변호사 등이 관련 업무를 주도하고 있다.

광장 측은 "PEF 관련 국내법이 정비되지 않은 시기부터 시장과 함께 성장해왔다"며 "PE 설립부터 각종 등록과 신고, 기업결합, 운영상의 컴플라이언스와 규제, 투자 및 회수, 해산, 청산 등에 이르기까지 PE 업무 전반을 자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장은 올해 이큐파트너스의 한국티비티 매각과 정책금융공사가 주요 출자자를 맡은 펀드들의 거래 등에 자문을 제공하며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법무법인 세종은 송종호, 송창현, 이동건, 서태용, 이은녕 변호사와 류명헌 미국 변호사 등이 PEF 전담팀을 이끌고 있다.

세종 측은 "PEF에 유한책임사원으로 출자하는 국민연금을 비롯해 연기금에 대한 자문 경험이 많다"며 "주식인수를 통한 투자뿐만 아니라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환상환우선주(RCPS), 메자닌(Mezzanine) 투자 등 다양한 투자구조에 대한 자문 경험이 풍부하다"고 강조했다.

세종은 올해 스탠다드차타드PE의 두산산업 차량 지분 매각과 자베즈파트너스의 그린손해보험 인수 자문 등의 실적을 올렸다.

이들 로펌의 도전에 김앤장의 아성이 깨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노영재, 박종구, 허영만, 박종현 변호사 변호사 등이 포진한 김앤장은 PEF 업계에서 화려한 네트워크를 자랑하며 독주하고 있다.

MBK의 경우 김광일 부사장과 박태현 전무가 김앤장 출신이다. 신재하 보고펀드 공동대표와 이정진 H&Q AP 코리아 공동대표 등도 김앤장에서 일했었다.

이를 바탕으로 김앤장은 올해 대표 메가딜인 MBK파트너스의 네파와 웅진코웨이 인수 자문을 했고, 현재 진행 중인 ING생명 인수에도 자문을 제공하며 MBK 딜을 독점하고 있다. 또, 보고펀드의 이글포드, 삼양옵틱스 인수 등도 자문했다.

PEF 업계의 한 관계자는 "MBK처럼 대형 PEF 중 김앤장과만 거래하는 곳들이 있어 김앤장의 독보적인 위치가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yk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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