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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로 이적한 야구선수 류현진이 기대 이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그뿐이랴. 추신수는 1번 타자답지 않게(?) 웬 홈런을 그렇게 많이 쳐내는지! 미국 프로야구에 진출한 우리나라 선수들의 활약상을 보고 있으면 그저 흐뭇하다고 말하고 싶지만, 솔직히 고백하거니와 요즘 야구는 생각할수록 답답하다. 가슴속 깊은 응어리가 도무지 풀릴 것 같지 않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프로야구에서 내가 열렬히(!) 응원하는 팀이 아무래도 올해 가을 야구에 진출하지 못할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내가 우리나라 야구에서 얻지 못하는 즐거움을 류현진이나 추신수로부터 얻으려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아직 완벽하게 희망을 버린 것은 아니다. 아울러 뭐 올해 못하면 내년에 잘할 것이라 믿어본다.

그건 그렇고. 타자라면 홈런이고 안타를 척척 만들어내고 싶어 한다. 모든 야구선수의 꿈이다. 그런데 이게 간단하지 않다. 예컨대 강속구 투수가 시속 150Km의 속도로 던진다면 공은 0.4초 만에 포수의 미트에 도달한다. 타자는 그 찰나의 시간 동안 공의 높낮이, 방향 등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칠지 말지를 결정하여, 뇌에다 명령하고, 근육을 움직여 배트를 내야 한다. 이건 ‘생각’으로 될 일이 아니다. ‘어깨는 당기고, 왼팔은 붙이고, 헤드업 하지 말고, 중심축이 흔들리지 않으면서, 몸이 열리지 않게 주의하여, 공을 위에서 찍으면 된다는 것은 연습할 때 배운 이론이다. 하지만, 이거 다 지키다가는 죽도 밥도 안 된다.

타석에서는 모든 것을 잊고 평소 연습하였던 것이 저절로 몸에 배어서 무의식적으로 반응하도록 해야 한다. 훈련과 기술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실전에서는 그저 본능에 의존하여야 한다. 최근에 읽은 책에서 이것과 관련하여 멋진 표현을 발견하였다. 논리철학자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이 비유하였듯 "사다리의 가로대 역할을 하는 훈련과 기술은 꼭대기에 올라가면 반드시 뽑아 버려야" 한다! 그걸 생각하고 있으면 안 된다.

트레이딩에서도 이런 원리가 적용될까? 물론이다. 훈련과 기술이 필요하지만, 실전에서는 그걸 일일이 다 사용할 수 없다. 수많은 훈련을 통하여 얻어진 기술을 바탕으로 '원칙'을 수립하고, 실전에서는 그 원칙대로 행동하여야 한다. 그러면 된다. 복잡하게 생각할수록 문제는 점점 실타래처럼 꼬인다. 이동평균선도 보고, PER와 PBR도 참조하고, EV/EBITDA도 잊지 말고, 최근 유행하는 일목균형표에다, MFI, RSI 등은 어떻게 되고 있는지알아보고, 거래량도 체크하고, 외국인/기관 수급도 따진다면... 아이고, 그래서는 죽도 밥도 아니다.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9월도 벌써 둘째 주이다.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한 바람. 계절은 속일 수 없다. 그런데 9월이 되기 전만 하더라도 시장은 ‘잔인한 9월’이 될까 두려워하였다. 연합인포맥스에서 조사한 내용으로는 7개 증권사의 9월 전망에서 코스피지수의 최고점은 1,970이라고 예측된 반면 최저점은 심지어 1,780도 있었다. 9월에는 주가가 내릴 것이라고 전망하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9월로 들어선지 1주일. 코스피지수는... 얼레? 1,955를 기록 중이다.

이들의 전망이 틀렸을까? 그건 모르는 일. 9월이 끝나봐야 알 수 있다. 다만 대다수 증권사의 전망치 최고점 부근에 현재의 주가가 놓였다는 것은 다소간 '위험'이 높아졌다는 경고로는 받아들여야 하겠다. 차트에서도 경계신호가 연일 나타나고 있다. 차트 패턴을 본다면 도지(열十자)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주에만 도지가 사흘 나타난 것이 확인되며 마지막으로 금요일(9월6일)의 경우도 시가(1,954.11)과 종가(1,955.31)이 거의 같아 도지가 만들어졌다. 도지는 매수-매도세가 균형임을 시사하며 종종 지지선 혹은 저항선이 된다. 시세의 변곡점이 될 공산이 높다는 뜻이다.

거기에다 보조지표도 마찬가지 의견이다. 이들은 당연히 현재의 주가수준이 ‘과열’임을 나타낸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주가가 내내 올랐으니 말이다. RSI는 70을 넘겼고, 스토캐스틱은 88을 기록 중이며 CCI는 148 등을 나타내고 있다. 이 수준에서는 언제이건 주가가 내리더라도 이상할 것 없다.

다만, 예전에도 우샤인 볼트의 예를 들며 설명하였지만, 시장은 어차피 추세로 움직이는 것. 추세가 스스로 움직임을 그만두기 전에는 누구도 꼭지를 예단할 수 없다. 그저 추세에 몸을 싣고 동행하는 것이 최선이다. 글의 첫머리에 언급하였듯 이것저것 생각하면 머리만 아프다. 본능 혹은 원칙으로 돌아가는 것이 좋다. 기술적지표 하나만 고르라. 스토캐스틱이건 MACD건 혹은 일목균형표이건. 그게 '팔아라'로 말하기 전에는 여전히 매수전략이 유효하다.

지금이야 주가가 내리기 전까지는 더 오를 것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터. 특정한 수준을 목표로 설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달러-원 주간전망)

환율은 주가와는 정반대이다. 주가가 오를수록 환율은 떨어지기 마련. 잘 알다시피 최근 우리나라 주가를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외국인 투자자들인지라 이들이 달러를 싸가지고 들어와 우리나라 주식을 사들일수록 환율은 내리기 마련이다.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정도가 좀 심하다. 최근 달러-원 환율은 코스피지수만큼이나 예상을 초월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양적 완화를 조만간 축소할 참이고, 시리아에 대한 공습도 조만간 단행될 우려도 크다. 아울러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이머징마켓의 불안감이 완전하게 가신 것도 아니다. 온통 달러 값이 오를 뉴스만이 난무하는데 이 와중에 달러-원은 독야청청 내림세만을 이어가고 있다. 원화만 유독 강세인 셈.

그러기에 차트를 살피면 현재의 추세는 말할 것도 없이 하락추세이다. 그런데다, 지난주에 달러-원은 심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지지선 1,100원마저 무너뜨렸다. 솔직히 나는 1,100원이야 설마(!) 무너지랴 생각했는데, 헛다리 짚은 꼴이 되었다. 여하간, 중요한 지지선이 무너졌으니 하락세가 더 강해지는 것은 당연지사.

물론 기술적 분석에서의 여러 보조지표는 작금의 하락세가 과도하다고 주장한다. 당연하다. 그동안의 하락폭이 가팔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시점에서 당장에 매수에 나서기는 위험하다. 코스피지수가 기술적지표 상으로 과열국면에 접어든 것처럼 달러-원은 과매도 국면에 접어든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추세는 결국 추세에 물어보아야 하는 법. 섣불리 바닥을 예단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주가와 똑같다.

지금으로서는 추세에 동행하여, 추세에 몸을 싣고, 추세가 가는 대로 따라가는 것이 최선이다. 그러다가 방향이 바뀌면 또 다른 전략을 세우면 된다. 아직은 하락세가 좀 더 이어질 공산이 높으니 '숏' 포지션을 유지한 사람들은 더 보유하여 수익을 극대화할 일이요, '롱'을 노리는 사람들은 더 기다리는 편이 유리하겠다. 특정한 수준을 말하기는 너무 성급하다. 굳이 언급한다면 글쎄, 1,090원대마저 깨지면 그런 정도가 단기바닥?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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