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미국 최대은행 JP모건이 금리가 2%포인트 상승하면 보유 채권에서 150억달러(약 16조3천억원)의 평가손실이 발생한다는 내부 계산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은 11일(현지시간) JP모건의 메리언 레이크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이번 주 열린 한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이 같은 수치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포천은 이러면서 레이크 CFO의 발언은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4월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금리 상승이 JP모건에 큰 호재가 될 것이라며 금리가 뛰면 내년에 50억달러의 수익을 더 낼 수 있다고 밝힌 것과는 전혀 딴판이라고 지적했다.

JP모건의 경영진 안에서 이처럼 상반된 전망이 나온 것은 금리 상승에는 채권의 평가액은 갉아먹지만, 이자 수익은 늘리는 '양날의 칼' 같은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어느 쪽 날이 더 큰 힘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은행의 재무 상태에 미치는 영향이 판가름나는 셈이다.

포천은 레이크 CFO가 콘퍼런스에서 "양냘이 모두 무디다"면서 회계 처리를 통해 채권 평가손에 대처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고 전했다.

채권을 보유하는 한 평가손은 실적에 반영하지 않을 수 있고, 채권 가격 하락에 따른 자본 감소분은 이자 수익 증가분으로 메운다는 설명이다.

레이크 CFO는 "채권 포트폴리오에서의 자본 손실은 3년 안에 메울 수 있다"면서 "문제가 될 정도로 긴 시간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포천은 그러나 JP모건의 예상이 그대로 들어맞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지난 2분기 0.7%포인트가량 상승하면서 JP모건의 채권 평가액이 33억달러 줄어드는 사이 순이자수익은 증가하지 않고 오히려 채권 평가손만큼 줄었다는 게 포천의 설명이다.

크레디트스위스의 모쉬 오렌버치 애널리스트는 "JP모건은 큰 은행이라 손실 규모 크다"면서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 은행들은 (채권 평가손)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천은 2분기에 JP모건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웰스파고의 채권 평가액은 총 130억달러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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