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골드만삭스의 조직문화를 비판하는 글을 지난해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하고 사표를 던진 전직 임원이 미국 금융당국과 만난 것으로 알려져 다시 월가의 관심 대상으로 떠올랐다.

11일(현지시간) NYT에 따르면 골드만의 주식 파생상품 사업부에서 EMEA(유럽, 중동, 아프리카) 지역 담당 이사로 일했던 그레그 스미스는 지난달 말 '볼커룰' 시행에 대한 조언을 하기 위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측과 회동했다.

스미스는 지난해 3월 NYT에 실은 공개 사표격의 기고에서 골드만의 조직문화가 "독성이 강하고 파괴적"이며 고객을 아예 '봉(muppet)'으로 부르는 등 고객을 기만하는 행위도 공공연하다고 폭로해 큰 파문을 낳은 인물이다.

그는 이후 작년 10월에는 '나는 왜 골드만삭스를 떠났는가: 월스트리트 이야기'라는 제목의 회고록까지 출간했다.

스미스는 SEC 측과 만남에서 볼커룰이 시장의 유동성을 고갈시킬 수 있다는 월가의 주장에 대해 "틀린 논거"라고 지적하고 볼커룰의 엄격한 시행을 주문했다.

그는 "적용 대상에 모든 구조화 상품과 파생상품을 포함시키는 게 필수적"이라면서 "트레이딩 사업에서 (월가가) 벌어들이는 돈 중 막대한 비중이 여기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또 규제 강화에 맞서는 방패막이로 자주 활용되는 월가의 시장조성(market making) 기능에 대해서는 "시장조성은 고객의 거래를 쉽게 해주는 것인데, 오늘날 은행들은 거래하고 싶은 걸 자신들이 결정하고 고객은 거래 상대방으로 세운다"면서 "더 이상 시장조성은 없다"고 단언했다.

볼커룰이 적용되기 전에 어떻게든 규정을 완화해보려고 로비를 펼치고 있는 월가로서는 반갑지 않은 지적뿐이다.

은행의 자기자본거래(프랍트레이딩)를 금지하는 볼커룰은 금융규제법안 '도드-프랭크법'의 하위 법령으로 2010년 의회를 통과된 이후 지난해 7월 발효됐으나 실제 적용은 내년 7월부터다.

스미스의 행보가 다시 주목을 받자 그를 비아냥대는 목소리도 나왔다.

골드만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블룸버그의 칼럼니스트 매트 레빗은 "불만을 가진 전직 파생상품 영업 간부보다 볼커룰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많을 것"이라는 언급을 남겼다고 NYT는 덧붙였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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