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30일(미국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주가는 미국 연방 정부의 기능이 부분적으로 폐쇄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해 하락했다.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한 상원은 이날 연방정부 폐쇄를 10시간여 앞두고 하원의 2014회계연도 잠정 예산안을 거부했다.

상원은 대신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안(오바마케어) 관련 예산을 되살린 잠정 예산안을 가결 처리해 하원에 넘겼다.

자정까지 하원이 상원에서 넘어온 잠정예산안을 가결 처리하고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해야 정부 폐쇄를 막을 수 있지만, 하원이 원안대로 가결 처리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국채 가격은 연방 정부의 기능이 일부 폐쇄될 수 있다는 우려로 관망 분위기가 이어져 소폭 상승했고 미 달러화는 관망 분위기 속에 유로화와 엔화에 대해 보합세를 나타냈다.

이탈리아의 연정 붕괴 소식도 시장에 불안 심리를 가중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전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자유국민당(PDL) 소속장관 5명이 지난 28일 전격 사퇴함에 따라 이탈리아 연정이 붕괴 위기에 처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이날 이탈리아 연립정부가 와해해 재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의 경제지표는 양호하게 나왔으나 정부 폐쇄 우려라는 초대형 재료에 눌려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공급관리협회(ISM)-시카고에 따르면 9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의 53.0에서 55.7로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54.0으로 예상했다.

댈러스연방준비은행은 9월 텍사스지역의 기업활동지수가 전월의 5.0에서 12.8로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년 반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주식시장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17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연방정부의 기능이 부분적으로 폐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돼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128.57포인트(0.84%) 하락한 15,129.6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대비 10.20포인트(0.60%) 밀린 1,681.55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0.12포인트(0.27%) 떨어진 3,771.48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3분기에 1.5% 올랐으며, 같은 기간 S&P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4.7%, 11.0% 상승했다.

지수는 민주당과 공화당이 2014회계연도 잠정 예산안을 높고 벼랑 끝 대치를 이어감에 따라 연방정부의 기능이 일부 정지될 가능성이 부각됨에 따라 하락세로 출발했다.

미국 정치권이 이날 자정까지 잠정 예산안을 합의 처리하고 이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해야 정부기관이 다음날부터 문을 닫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

이날 밤까지 타협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연방 정부의 일부 비핵심기능이 폐쇄되고 다음 날부터 일부 직원들의 급여가 지급되지 못하고 서비스 기능도 부분적으로 정지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정부 폐쇄가 노동부에도 영향을 미치면 오는 4일 나올 예정인 비농업부문 고용지표 발표도 미뤄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중국의 경제지표도 실망스럽게 나왔다.

HSBC는 9월 중국이 구매관리자지수(PMI) 최종치가 예비치인 51.2보다 낮은 50.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8월에는 50.1을 나타냈다.

한편, 이날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와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은 뉴욕에서 만나 애플의 미래와 자사주 매입 계획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채권시장 = 미국 국채가격은 연방 정부 일부 기능 폐쇄 위험으로 관망 분위기가 이어져 소폭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3/32포인트 높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1.2bp 낮아진 연 2.614%를 나타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번 분기에 13bp 높아졌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과 거의 같았고, 수익률 역시 지난 주말과 거의 같은 3.686%를 보였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 주말보다 1.8bp 내린 1.386%를 기록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정부 기능 일부 폐쇄 위험이 증폭됨에 따라 개장 초 안전자산 매입세가 일어 강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안전자산 매입세가 강하지 않음에 따라 가격 상승폭이 제한되며 보합권에서 등락했다. 미국 상원이 하원의 예산안을 논의하기 위해 오후 2시에 회동할 예정이어서 관망 분위기가 장세를 지배했기 때문이다.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 13영업일 동안 11차례나 하락세를 보였다.

이탈리아의 정치적 불안정에 따른 등급 강등 우려 역시 국채가격 상승을 견인하지 못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이날 이탈리아 연립정부가 와해해 재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고 밝혔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정부가 폐쇄된다 해도 투자자들이 국채로 몰릴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위기가 증폭됐다면서 정부 폐쇄가 단행된다 해도 기간이 길지 않을 것이며 이날 자정까지 정부 폐쇄 회피를 위한 타협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이들은 또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3%까지 상승하고 나서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18일 양적완화를 유지한다고 밝힌 이후 35bp 이상 급락했다는 점도 추격 매입세력 진입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월말과 분기 말에 따른 대형 펀드들의 포트폴리오 조정용 매입세가 유입돼 국채가격이 장중 내내 소폭이나마 상승세를 나타냈다고 이들은 말했다.

◆외환시장 = 미국 달러화는 연방 정부의 일부 기능 폐쇄에 대한 우려 속에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부각돼 유로화와 엔화에 보합세를 나타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98.25엔을 기록해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98.27엔보다 0.02엔 밀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525달러에 거래돼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3523달러보다 0.0002달러 높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32.91엔에 움직여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32.81엔보다 0.10엔 올랐다.

이날은 오전 11시 월말에 따른 리밸런싱으로 달러 매도세가 지속됐다. 이에 따라 달러화가 유로화와 엔화에 하락압력을 받았다.

그러나 이탈리아의 정치적 불안정으로 달러화의 대 유로화 낙폭이 제한됐다. 오전 11시 이후 달러화가 엔화에 낙폭을 축소하기 시작했다.

미 민주당과 공화당은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 지출항목을 반영한 예산안 통과 여부를 두고 벼랑 끝 대치를 이어가며 연방정부를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위기로까지 내몰고 있다.

하원이 상원이 가결 처리한 예산안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미지수이지만 원안대로 가결 처리하지 않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부각돼 달러화가 보합권 혼조세를 나타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이탈리아발 정치적 불안정으로 미국 연방정부 폐쇄 우려에도 유로화가 달러화가 강보합세를 나타냈다면서 그러나 이탈리아 정치적 불안정이 증폭된다면 유로화에서 이탈하는 움직임이 재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연방 정부 서비스가 일부 폐쇄된다면 이번 주말에 발표될 9월 미국 노동부의 비농업부문 고용 발표가 연기될 것이라면서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축소 시기를 가늠할 수 있는 유일한 지표이기 때문에 달러화의 급격한 움직임을 제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미국 연방정부 폐쇄 우려와 중국 경제지표 실망으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54센트(0.5%) 낮아진 102.33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이달 들어 4.9% 하락했으나 이번 분기에는 6.0%나 올랐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연방정부 폐쇄가 현실화된다면 경제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면서 여기에 세계 2위의 원유 소비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 역시 유가에 하락압력을 가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유가는 시리아와 이란발 지정학적 불안정과 연방 정부 폐쇄 우려가 완화될 때까지 90-110달러 범위에서 주로 등락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100달러 하향 돌파 시도가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날 이후로 새로운 달과 분기가 시작되는 상황이라면서 그러나 중국발 경제지표 약화는 유가에 부정적 재료로 작용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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