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일(미국 동부시간) 뉴욕금융시장에서 미국 주가는 연방 정부의 기능이 일부 폐쇄됐음에도 상승했다.

투자자들이 연방 정부 폐쇄가 단기에 그칠 것으로 기대한 데다 제조업 지표가 양호하게 나왔기 때문이다.

이날부터 연방 정부의 기능이 일시 중단되면서 80만~100만명가량의 공무원들이 무급 휴가에 돌입했다.

정부 기관들은 이날부터 핵심 업무를 제외하고 업무를 중단했으며 이에 따라 시민의 일상생활 불편은 물론 경제적 파장도 우려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하원 공화당 내 극우파인 티파티 소속 의원들을 비판했다. 그는 이들이 건강보험개혁안에 대해 '이데올로기적 십자군 전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정부폐쇄가 길어질수록 그 충격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건강보험개혁안 강행 의지를 다시 천명했고, 민주당이 다수 의석인 상원은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이 제시한 협상 테이블에 앉지 않겠다고 밝혔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예산안을 마련하는 과정과 적절한 시기에 부채 한도를 증액하는 것이 모두 신뢰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논쟁이 신용등급 강등을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치는 만약 적절한 시기에 부채한도가 증액되지 않으면 신용등급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9월 미국의 제조업 활동은 예상치를 웃도는 호조를 나타냈다.

공급관리협회(ISM)는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의 55.7에서 56.2로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 55.0을 웃돈 것이다.

정부 폐쇄로 미국 상무부는 이날 예정됐던 8월 건설지출 발표를 연기했다.

노동부는 정부폐쇄가 계속된다면 4일 나올 예정인 9월 비농업부문 고용 발표가 연기될 것이라고 웹사이트를 통해 밝혔다.

노동부는 3일 예정된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는 그대로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 국채가격은 정부 폐쇄 단기화 전망과 제조업지표 호조로 하락했다.

엔화는 미국 연방정부 폐쇄에 따른 안전통화 매입세로 유로화와 달러화에 상승했다.

미 달러화는 미 제조업지수가 호조를 나타낸 데다 정부 폐쇄가 단기간에 종료될 것이라는 전망이 부각돼 엔화에 낙폭이 제한됐고 유로화에는 보합세를 기록했다.

◆ 주식시장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 연방정부의 기능이 필수적인 부문을 제외하고 폐쇄됐음에도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62.03포인트(0.41%) 상승한 15,191.7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13.45포인트(0.80%) 오른 1,695.00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6.50포인트(1.23%) 높아진 3,817.98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지난 1996년 이후 17년 만에 처음으로 미 연방정부의 기능이 폐쇄됐음에도 상승세로 출발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연방정부 폐쇄가 장기간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이날 제조업 지표가 양호하게 나온 것도 주가 상승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다이와 캐피털마켓츠의 그랜트 루이스 애널리스트는 정부폐쇄의 여파는 그 기간에 직접적으로 비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연방정부 부채한도 증액 시한이 17일로 다가오고 있어 정부 기능을 다시 회복시키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릴수록 부채한도 증액 합의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이로 인해 경제적 불확실성은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애플이 2.35% 올랐다. '기업사냥꾼'으로 유명한 칼 아이칸은 전날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만찬 회동에서 1천500억달러에 이르는 자사주 매입을 강력히 주장했다고 밝혔다.

아이칸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약 3주 후에 다시 대화를 계속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마존닷컴은 연휴 기간에 고객 수요를 충당하고자 계절근로자를 7만명 이상 고용할 것이라고 밝혀 주가는 2.7% 상승했다.

씨티그룹은 크레디트스위스가 주가 목표치를 60달러에서 65달러로 상향 조정한 것에 힘입어 0.2% 올랐다.

제약업체 머크는 8천500명에 이르는 추가 감원을 포함한 비용절감 계획을 밝혔으며 주가는 2.4% 상승했다.

◆ 채권시장 = 미국 국채가격은 정부 폐쇄 단기화 전망과 제조업지표 호조로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9/32포인트 내렸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3.5bp 상승한 연 2.646%를 기록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15/32포인트 떨어졌고, 수익률은 2.5bp 높아진 3.712%를 보였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5bp 상승한 1.424%를 나타냈다.

연방정부의 일부 기능 폐쇄에도 안전자산인 국채에 대한 매입세가 사라져 국채가격이 하락압력을 받았다.

시장은 오는 17일까지 부채 한도 증액이 단행되지 않으면 미국이 일시적 디폴트 상황에 빠질 가능성을 우려하기 시작했다.

제조업지표 호조는 국채가격에 하락압력을 가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정부의 일부 기능 폐쇄에도 안전자산 매입세가 유입되지 않은 것은 기능 폐쇄가 장기간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정부 기능 일부 폐쇄보다는 이달 중순까지 미 의회가 부채 한도를 증액할지에 관심이 집중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17일까지 부채 한도 증액이 합의되지 않는다면 재무부가 더는 국채를 발행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이들은 전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이번 정부 폐쇄가 정치적 이유 때문이다"며 "시장은 이런 류의 위기에 피로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부채 한도 증액 실패 우려가 부각됨에 따라 초단기 국채금리가 급등세를 보였다.

팩트셋에 따르면 1개월짜리 국채금리는 전날보다 4.5bp 급등한 7.1bp를 기록해 2012년 11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 외환시장 = 엔화는 미국 연방정부 폐쇄에 따른 안전통화 매입세로 유로화와 달러화에 상승했다.

달러화는 미 제조업지수가 호조를 나타낸 데다 정부 폐쇄가 단기간에 종료될 것이라는 전망이 부각돼 엔화에 낙폭이 제한됐고 유로화에는 보합세를 기록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98.02엔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98.25엔보다 0.23엔 밀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32.55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2.91엔보다 0.36엔 떨어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526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525달러보다 0.0001달러 올랐다.

팩트셋에 따르면 달러지수는 전날 후장의 80.237보다 낮아진 80.116을 기록해 지난 2월13일의 80.09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달러지수는 지난 9월 중순 이후 계속 지난 2월 중순 이후 최저치 수준에서 등락했다.

엔화는 연방정부 일부 기능 폐쇄로 안전통화 선호현상이 나타나 유로화와 달러화에 강세 지지를 받았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정부 폐쇄는 이미 예견된 것이라면서 그러나 오는 17일 이전에 부채한도 증액이 단행되지 않는다면 미국이 디폴트로 내몰릴 것이며 이는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원유시장 = 뉴욕유가는 미국 연방정부 폐쇄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와 이란-미국의 대화 진전에 따른 지정학적 불안정 완화로 소폭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9센트(0.3%) 낮아진 102.04달러에 마쳤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정부 폐쇄로 80만~100만명에 육박하는 연방 공무원들이 임시 해고를 당했다면서 이는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을 부추겨 유가에 하락압력을 가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이란과 미국의 대화가 이어지고 있는 데 따른 지정학적 불안정 완화가 유가 하락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부 폐쇄 기간이 예상보다 길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어 유가 하락이 제한됐다고 이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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