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연락처 dollar@kita.net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지지위지지 부지위부지 시지야).

걸 그룹 ‘소녀시대’가 부른 공전의 히트곡 'GEE'에 나오는 가사 '지지지지'와 비슷한 느낌? 물론 중국어 원어 발음으로 한다면 “츠즈웨이츠즈...”가 되므로 “지지지지”와는 전혀 다르다. 당연한 말이로되 소녀시대와는 관계없다.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 하는 것이 참으로 아는 것이니라”는 뜻. 논어에 나오는 구절이다.

공자도 언급하였듯 우리 스스로 어떤 사실에 대하여 그걸 알고 있었는지 몰랐는지 헷갈릴 때가 잦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하면 모든 상황이 다 같은 것이 아니다. 구분할 수 있다. ‘잘 모르는데도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는 많다. 사귀는 상대방에 대하여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였는데, 나중에 결혼해서 보니 그 사람의 성격이 영 딴판이더라... - 이건 처음부터 몰랐는데도 알고 있다고 착각했기에 나타나는 불상사이다. 이혼사유 중에서 가장 많은 것이 ‘성격차이’인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알고 있는데도 모른다고 착각하는’ 경우는 보기 드물다. 가슴에 손을 얹고 냉정하게 생각해보라. 자신이 예전부터 그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어떤지는 쉽게 판단할 수 있다. 나는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그건 내가 애당초 알고 있던 사실이더라…. 이런 경우는 없다. 자신만의 이야기,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면 그걸 알았는지 몰랐는지 단박에 말할 수 있다.

다만, 사람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마치 ‘처음부터 몰랐던 척’ 가장한다. 예를 들어 애당초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나중에 문제가 되고 자신이 책임져야 할 경우라고 하자. 이럴 때 사람들은 최대한 순진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한다. “몰랐습니다!” 운전하다 불법으로 유턴하였는데 교통경찰에 딱 걸렸다. 이럴 때 당신은 뭐라고 말하는가? 그렇다. “몰랐어요. 한번만 봐 주세요” TV에 중계되는 국회 청문회에서 증인들이 “모른다.” 혹은 “기억나지 않는다.”라고 주장하여도 국민은 이 말을 도통 믿지 않는다. ‘아는 것’을 ‘모르는 일’로 착각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백보를 양보하여 청문회의 증인이 책임질 일을 몰랐고 운전자가 불법유턴인줄 몰랐다고 하자. 설령 그럴지라도 그게 면죄부는 될 수 없다. 몰랐다는 사실이 인정되면 책임에서 벗어나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마땅히 알았어야 할 일인데 그걸 몰랐다면 또 다른 책임을 져야한다. 능력부족, 업무태만, 부주의 등의 책임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여전히 “모른다, 몰랐다”라고 주장한다. 최근에도 여러 사례를 접한다. 자리에서 물러난 공직자, 혹은 투자하였다가 손해를 보게 된 투자자……. 등등. 답답하다. 몰랐다고 하여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데도 말이다.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최근 코스피지수의 차트를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먹먹하다. 지수는 9월10일부터 20일 이상을 제대로 방향도 드러나지 않은 채 갈지(之)자 걸음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그런데다 앞날도 예상하기 어렵다. 대체 추세가 만들어져야 할 터인데, 도무지 그게 없다.

기술적지표는 서로 엇갈린다. MACD 혹은 TRIX 같은 중기 지표는 뒤늦게 ‘팔라’는 주장을 펼치는데, 스토캐스틱같은 단기지표는 그동안 횡보하면서 지수가 내릴 만큼 꽤 내렸으니 슬슬 살 때가 되었다고 말한다. 물론 스토캐스틱이 ‘당장 사라’는 신호를 나타낸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고점매도를 서두를 때는 아니라는 해석은 충분히 가능하며, 이를 바꾸어 말한다면 이제는 매도보다는 매수를 고려할 때라는 뜻이 된다. 대체 어느 장단에 춤춰야 할까?

추세도 없고, 기술적지표도 방향이 엇갈리는 현상 - 이는 현재의 국면이 여전히 엘리어트 파동으로 따져 ‘조정파동’이라는 증거가 된다. 원래 조정파동은 복잡하다. 그리고 헷갈린다. 다소 전문적인 이야기이지만 플랫과 플랫이 겹치고, 지그재그와 지그재그가 섞이며, 혹은 지그재그와 플랫이 서로 결합하기도 한다. 심지어 진행 중에는 도무지 어떤 패턴인지 분간할 수 없거니와 조정국면이 끝나도 역시 패턴 분류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러니 조정국면에서는 조급할 필요가 없다. 서둘러보았자 소용도 없고, 방향도 잘 보이지 않는다. 이럴 때, 조정 파동에서는 국면이 해소되길 느긋하게 기다리는 것이 상책이다.

이번 주 역시 시장은 위건 아래건 턱턱 막힐 공산이 높다. 조정파동의 특성이 어디 도망가겠는가? 그러나 굳이 리스크를 따진다면 아무래도 위보다는 아래, 즉 하락하는 위험이 높다. 왜냐하면 과거에도 중기지표인 MACD 등이 매도신호를 나타내었을 경우, 비록 그 시기는 늦었지만, 방향이 틀렸던 예는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직은 지수가 20일 이동평균선 위에 머무르고 있고, 20일 이동평균선도 상향하고 있어 주가가 큰 폭으로 밀릴 위험은 낮다. 되레 반등한다고 하여 이상하지도 않다. 하지만 20일선이 무너진다면 사정은 다르다. 결국 이번 주는 1,980선 지지 여부에 주목하고 싶다.

(달러-원 주간전망)

환율 역시 코스피지수와 마찬가지로 지난주 내내 재미없었다. 그러나 따진다면 달러-원의 방향성이 조금 더 있었다. 1,080원의 지지선을 확실하게 무너뜨렸고, 되레 1,080원이 강력한 저항선으로 작용하는 양상을 보여주었으며, 심지어 1,070원을 하향돌파하려는 시도도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루하였던 코스피지수보다는 환율의 움직임이 훨씬 박진감 있다.

달러-원이 도무지 오를 기미를 보이지 못하면서 내내 아래쪽만을 공략하다 보니 기술적 지표들은 한쪽으로 치우쳤다. 단기지표이건 중기지표이건 막론하고 죄다 바닥에 바짝 엎드린 꼴. 스토캐스틱은 다시 15선 아래로 주저앉았고, RSI는 25선 아래를 전전하고 있다. 전형적인 하락추세의 모습이다.

그런데 이 와중에 MACD와 TRIX는 바닥에서 매수신호를 나타내었다. 지난주 금요일(10월4일) 기준이다. 이렇게 된 것은 하락세가 너무 과도했기 때문일 터. 끝없이 하락만 하는 추세란 존재할 수 없다. 내내 힘없이 밀리는 것 같지만 그래도 어느 순간에는 “짹”하는 소리라도 내지른다. 하다못해 약간 반등하려는 ‘시늉’이라도 한다. 추세가 워낙 하락세인즉 반등이라고 해야 그리 강력하진 않겠지만 말이다.

시기적으로도 월말은 이미 지났으니 네고 물량이 몰릴 공산은 낮다. 1,070원마저 뚫린다면 1,060원도 보장할 수 없는데, 이럴 경우 당국 입장에서도 원화의 대폭 절상은 부담스럽겠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이번 주는 소폭 반등을 기대해본다.

하기야 여기서 강력하게 ‘롱’으로 붙는 것은 위험할 터이고, 반등할 때마다 조금씩 팔아보는 정도? 그러다가 1,080원 언저리에 이른다면 재차 강력매도하는 식의 전략이 좋아 보인다. 물론 예상을 뚫고 1,070원이 무너진다면 다시 ‘숏’으로 옮겨야겠지만….



(서울=연합인포맥스)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