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7일(미국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주가는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업무 기능 일부 중단)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로 하락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셧다운 장기화와 부채한도 증액 결렬 우려로 상승했고, 미 달러화는 엔화에 2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지난 주말까지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이 연방 정부의 셧다운을 끝낼 예산안 합의에 실패하면서 오는 17일까지 부채한도 증액 협상도 결렬될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됐다.

존 베이너(오하이오) 공화당 하원의장은 지난 주말 ABC TV에 출연해 지출 축소 없이 16조7천억달러 규모의 부채한도 증액 법안을 통과시킬 만한 당내 지지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베이너 의장은 미국이 신용 디폴트로 향하고 있다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협상에 나서지 않는다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셧다운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안에 양적완화 축소를 단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 주식시장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 연방정부의 기능 폐쇄가 2주째로 접어들고 의회가 부채한도 증액 논쟁에 진전을 보이지 못한 데 따른 우려로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136.34포인트(0.90%) 밀린 14,936.24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대비 14.38포인트(0.85%) 하락한 1,676.12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7.38포인트(0.98%) 떨어진 3,770.38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장 초반 연방정부 기능 폐쇄가 2주차로 접어들었음에도 의회가 협상에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이에 따라 부채한도 증액도 제때에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부각돼 큰 폭의 약세로 출발했다.

전날 잭 루 미국 재무장관은 의회가 '불장난'을 벌이고 있다면서 미국 정부가 일주일 내에 채무불이행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그러나 미 의회가 부채한도 증액에 합의하지 못한다고 해도 채무불이행에 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무디스의 레이몬드 맥대니얼 최고경영자(CEO)는 CNBC방송에 출연해 "의회가 부채한도 증액 합의 마감시한인 이달 17일을 넘기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만약 이런 일이 생긴다고 해도 미 재무부는 여전히 국채상환을 계속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쿠톤앤코의 키스 블리스 부사장은 "주가가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투자자들은 정치적 교착에 공황상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주가는 질서 있게 밀리고 있으며 의회에서는 어떤 형태로든 결국 합의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또 정부폐쇄가 지속돼 정부의 경제지표 발표가 계속 지연될 것으로 보여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8월 미국의 소비자신용은 136억3천만달러 늘어났다고 연방준비제도(Fed)가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120억달러 늘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개별종목 가운데서는 알루미늄 제조업체 알코아가 모건스탠리가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동등비중'으로 하향 조정했음에도 소폭 올랐다. 알코아는 다음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JP모건과 웰스파고는 오는 11일 개장 전 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애플은 증권사 제프리스가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함에 따라 1%가량 올랐다. 올씽스디지털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애플의 해외 현금 및 세금 관행에 대한 조사를 추가적인 제재 없이 끝마쳤다고 보도했다.

◆ 채권시장 = 미국 국채가격은 시장을 움직일 만한 경제 지표 발표가 없는 가운데 부채한도 증액 결렬 우려로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4/32포인트 상승했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1.5bp 낮아진 연 2.634%를 기록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11/32포인트 올랐고, 수익률은 2.1bp 떨어진 3.699%를 나타냈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 주말보다 1bp 밀린 1.406%를 보였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부채한도를 증액해야 하는 마감 시한이 10일밖에 남지 않았다면서 마감 시한이 임박해질수록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모습이 강화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공화당과 민주당이 오바마케어에 대해 평행선을 긋고 있어 부채한도 증액이 타결될 것이라는 믿음도 점차 약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채한도 증액 여부가 결정되기 전까지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2.60-2.65%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이들은 전망했다.

◆ 외환시장 = 미국 달러화는 미 연방정부 일부 기능 폐쇄가 예상보다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부채한도 증액 협상 결렬 우려가 증폭돼 엔화에 2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96.71엔에 거래돼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97.47엔보다 0.76엔 내렸다.

팩트셋에 따르면 달러화는 지난 8월9일의 96.23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580달러에 움직여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3557달러보다 0.0023달러 높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31.31엔을 기록해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32.15엔보다 0.84엔 밀렸다.

존 베이너 미국 하원의장은 전날 지출 축소가 병행되지 않는다면 펀딩이나 부채한도 증액 협상이 타결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디폴트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베이너 의장의 종전 발언에 변화가 생겼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한 시장관계자는 "연방정부 일부 기능 폐쇄는 미국 성장률 둔화를 부추길 것"이라면서 "그러나 금융시장에 가장 큰 쇼크는 오는 17일까지 미국 의회가 부채한도 증액에 합의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부채한도 증액에 실패하면 아이러니하게도 미국 국채와 달러화에 대한 안전자산 매입세가 강화됐다"면서 "그러나 이번에는 엔화와 스위스프랑화, 유로화 등 유동성이 풍부한 통화에 대한 매수세가 늘어날 것 같다"고 부연했다.

그는 "또 부채한도 증액 협상 난항 등으로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안에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 역시 달러화 약세 재료가 된다"고 말했다.

◆ 원유시장 = 뉴욕유가는 열대성 폭풍 카렌이 큰 피해 없이 지나감에 따라 멕시코만에서 원유생산이 재개된 데다 미국의 정치적 불안정이 지속돼 하락했다.

그러나 한 시간 동안 가동이 중단했던 시웨이파이프라인이 송유를 재개했다는 소식에 하락폭이 줄어들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배럴당 81센트(0.8%) 낮아진 103.03달러에 마쳤다.

연방정부의 일부 기능 폐쇄가 2주차로 접어들면서 정부 폐쇄가 장기화한다면 올해 4·4분기 성장률이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됐다.

미 재무부는 연방정부 빚을 갚기 위한 보유자금이 오는 17일에는 300억달러 미만으로 떨어진다면서 현재 16조7천억달러인 부채상한을 증액하지 않으면 디폴트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장동향 정보제공업체 젠스케이프는 오전 9시26분에 하루 29만5천배럴을 송유하는 시웨이파이프라인의 가동이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한 시간 만에 송유가 재개된 것으로 알려져 유가가 낙폭을 축소했다.

엔터프라이즈프로덕츠파트너스(EPD)와 엔브릿지(ENB)사가 합작 투자한 시웨이파이프라인은 하루 40만배럴의 원유를 현물인도 지점인 오클라호마 커싱지역에서 멕시코만 지역으로 보낸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시웨이파이프라인 가동 재개 소식으로 유가 낙폭이 축소됐다면서 그러나 정치적 불안정에 따른 주가 하락과 경기 둔화 우려, 멕시코만 원유생산 재개 소식 등으로 유가가 장중 내내 하락압력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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