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3일(미국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주가는 중국 은행권에 대한 우려와 미국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실망 매물로 하락했다.

국채 가격은 중국 은행권에 대한 불안심리로 안전자산 매입세가 유입돼 상승했다. 엔화는 중국 우려가 부각되면서 달러화와 유로화에 상승했다.

유가는 원유재고가 급증해 이틀 연속 하락했다.

전날 중국 5대 대형은행들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을 미리 방지하고자 상반기에 회수되지 않은 부실대출 221억위안(37억달러)을 상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3배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중국 인민은행이 이틀 연속 시중에 유동성 공급을 거부함에 따라 단기자금 금리가 급등해 중국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중국 단기자금시장의 지표금리로 쓰이는 7일물 레포(환매조건부채권, RP) 금리는 이날 연 4.05%를 기록하며 전날보다 47bp 급등했다.

중국발 우려로 상하이증시는 1.25% 하락했고, 홍콩 항셍지수 역시 1.36% 밀렸다.

유럽중앙은행(ECB)이 11월 유로존 130개 은행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시행하겠다고 밝힌 점도 투자심리를 압박했다.

한편, 미국의 9월 수입물가는 전월대비 0.2%(계절 조정치) 상승해 다우존스 예상치에 부합했다. 수입물가는 전년대비로는 1.0% 하락했다.

◆ 주식시장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기업들의 실적이 혼조세를 나타내고 중장비 제조업체 캐터필러가 부정적 실적 전망을 밝힌 데 따라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54.33포인트(0.35%) 하락한 15,413.3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8.29포인트(0.47%) 떨어진 1,746.38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2.49포인트(0.57%) 밀린 3,907.07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중국의 통화긴축 우려와 캐터필러의 실적 및 가이던스에 대한 실망감으로 하락세로 출발했다.

도쿄미쓰비시은행의 디렉 할페니 전략가는 "이날 아시아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됐다"면서 "중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개선되고 있으나 은행부문의 부채대출 규모에 대한 우려 때문에 중국 경제의 취약성 문제가 부각됐다"고 말했다.

캐터필러는 월가의 예상을 밑도는 실적을 발표한 데 이어 연간 매출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더그 오버헬먼 캐터필러 최고경영자(CEO)는 올해가 '험난하다(difficult)'면서 특히 광산 관련 사업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은 월가의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밝혔으며 연간 실적 전망치도 상향 조정했다.

보잉은 오는 2016년까지 드림라이너 생산 대수도 10대에서 12대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전날 아이패드 에어와 아이패드 미니를 새로 발표했으며 주가는 1% 올랐다. 에버코어증권사는 애플의 주가 목표치를 600달러에서 63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전날 9% 넘게 밀린 동영상 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는 2.4% 상승했다. 업체의 CEO는 넷플릭스의 주가 밸류에이션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으며 억만장자 투자자 칼 아이칸은 전날 넷플릭스의 지분을 9.4%에서 4.5%로 줄였다고 밝혔다.

◆ 채권시장 = 미국 국채가격은 미 경제지표 발표가 없는 가운데 중국 은행권에 대한 불안심리로 안전자산 매입세가 유입돼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5/32포인트 올랐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1.5bp 낮아진 연 2.499%를 기록했다.

CQG에 따르면 10년물 국채수익률은 한때 2.469%까지 밀려 지난 7월22일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13/32포인트 높아졌고, 수익률은 2bp 밀린 3.589%를 보였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과 거의 같은 1.283%를 나타냈다.

지난 9월 미국의 고용이 약화된 모습을 보여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년 3월까지 양적완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돼 국채가격이 상승 지지를 받았다.

여기에 중국 은행권에 대한 우려로 아시아 주요국 증시와 뉴욕증시가 하락해 국채가격이 상승폭을 확대해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지난 7월 이후 처음으로 2.50% 아래로 내려앉았다.

미국의 9월 수입물가가 0.2% 상승하며 월가 예측치에 부합한 것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없음을 확인해 국채가격 상승에 긍정적 재료로 작용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2.40% 아래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 선이 무너지면 수개월 안에 2.25%까지 밀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들은 국채수익률이 2.50% 아래로 하락한 것은 Fed의 양적완화정책이 상당기간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라면서 Fed의 움직임에 변화가 없다면 국채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매물 출회가 지속됐음에도 국채가격이 상승했으며 이는 가격이 추가 상승할 수 있는 충분한 에너지가 남아있음을 확인한 것이라고 이들은 덧붙였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2.45% 아래로 하락한다면 2.20%까지 추가 내림세를 보일 가능성이 열린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트 카신 UBS의 뉴욕증시 객장담당 디렉터는 CNBC에 출연해 "유가 하락과 금리 하락은 경기 둔화의 신호일 수 있으며 주가 상승 지속에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 외환시장 = 엔화는 중국 우려가 부각된 데다 뉴욕증시가 약세를 보여 달러화와 유로화에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97.37엔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98.14엔보다 0.77엔 밀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34.13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5.23엔보다 1.10엔이나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776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781달러보다 0.0005달러 내렸다.

중국 공상은행과 건설은행, 농업은행, 중국은행 등 대형 은행들은 상반기에 회수되지 않는 부실대출을 221억위안(37억달러) 상각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3배 불어난 수준이다.

여기에 중국 인민은행이 이틀 연속 시중에 유동성 공급을 거부함에 따라 중국의 단기자금 금리가 급등한 것도 중국에 대한 우려를 증폭했다.

중국 단기자금시장의 지표금리로 쓰이는 7일물 레포(환매조건부채권, RP) 금리는 이날 연 4.05%로 전날보다 47bp 올랐다.

데일리FX에 따르면 7일물 레포금리는 지난 2주 동안 100bp 이상 급등했다.

중국에 대한 우려가 점증함에 따라 중국 경제에 민감한 호주와 뉴질랜드 통화가 약세를 나타냈다. 이는 유로화에도 부정적 재료로 작용했다.

또 유럽중앙은행(ECB)이 11월에 유로존 130개 은행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시행하겠다고 밝힌 것도 유로화에 작은 악재였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세계 2위의 경제국인 중국의 은행권에 대한 부실채권 우려가 부각됨에 따라 엔화에 대한 안전통화 선호현상이 강화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아시아시장에서 시작된 중국 은행권에 대한 우려가 뉴욕에서도 엔 매입세를 부추겼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 시장관계자는 "아베노믹스가 최소한 하나의 목표는 달성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 정부의 실질적 엔화 약세정책으로 일본 수출업체들이 경쟁력 강화라는 열매를 맺었다"면서 "이는 지난 9월 일본의 대 미국 수출가격이 전월과 전년 대비 0.2%와 2.8% 각각 하락한 데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대 미국 수출가격 2.8% 하락률은 연율로 2002년 11월(2.9% 하락) 이후 최대이다.

◆ 원유시장 = 뉴욕유가는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가 급증해 이틀 연속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44달러(1.5%) 낮아진 96.86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지난 6월28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10월18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원유재고가 520만 배럴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는 플랫츠 조사치 300만배럴 증가를 상회한 것이다.

지난주 휘발유 재고는 180만배럴 감소한 반면 정제유 재고는 150만배럴 늘어났다. 애널리스트들은 휘발유 재고가 40만배럴 줄어들었을 것으로, 정제유 재고는 160만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각각 전망했다.

원유재고 증가 예상치 상회와 함께 중국의 통화긴축 우려 등이 유가에 하락압력을 가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가 5주 연속 상승한 데다 뉴욕증시가 실적 악화 등에 하락세를 보여 유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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