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2조원이 달려있는 주간운용사 경쟁 프레젠테이션에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총출동했다. 그리고 윤용암 삼성자산운용 사장이 마지막에 웃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조달청은 12조원 규모의 연기금풀 주간운용사로 삼성자산운용을 재선정했다.

그간 연기금 투자풀 주간사 선정은 자산운용업계에서 하반기 '대어(大魚)'로 불렸다. 연말까지 10조원 안팎의 기관자금을 받을 수 있는 곳은 연기금투자풀이 유일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가 10조원 규모의 국민주택기금 운용방식을 풀 운용사 선정으로 변경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운용사보다 기존 운용 증권사들이 열심히 준비하면서 운용업계에서는 기획재정부의 연기금 투자풀이 유일한 대규모 주간운용사 경쟁입찰이 됐다.

이날 경쟁입찰 프레젠테이션에는 윤용암 삼성자산운용 사장과 조용병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그리고 이희권 KB자산운용 사장이 모두 참석했다.

이들 세 명의 사장은 모두발언이나 마무리 발언을 통해 연기금 투자풀 입찰을 준비해 온 회사의 장점을 강하게 어필했다. 지난 수년간의 수상경력을 자랑하며 자산운용업계 리딩컴퍼니로서의 자부심을 강조했다.

그간 연기금 투자풀 입찰을 준비해온 각 사의 10여명 안팎의 직원들은 물론, 주식운용본부장(CIO), 마케팅본부장 등 주요 임원들도 등장해 부분 프레젠테이션으로 회사 자랑에 여념이 없었다.

각 운용사들은 지난 두달 간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이번 연기금 투자풀 선정을 준비해왔다.

지난 12년간 연기금 투자풀 주간운용사로 선정됐던 삼성자산운용에겐 이번 입찰은 자존심이 걸린 문제였다. 은행 출신 CEO로 교체가 진행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역시 회사의 도약을 위해 반드시 가져와야만 하는 입찰이었다.

강력한 경쟁자였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입찰을 포기하면서 3개 자산운용사의 경쟁도 치열해졌다. TF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링거를 맞으면서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는 실무자들도 속출했다.

결국 경험을 내세운 삼성자산운용이 다시 주간운용사의 지위를 되찾았지만,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연기금 투자풀 경쟁입찰에 참여한 자산운용사들도 큰 경험을 얻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운용사들의 연기금 투자풀 준비사항은 극비 중의 극비"라며 "운용사들이 사활을 걸고 준비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도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모를 정도"라고 말했다.

이 임원은 "시스템 준비에만 40억~50억원 안팎이 드는 입찰에 참여한 운용사들은 내부적으로도 컴플라이언스 이슈나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성장할 수 있다며 "이번 시스템을 바탕으로 향후 다른 투자풀 경쟁입찰에 참여하기도 수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산업증권부 정지서 기자)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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