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3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060원선 하향 시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월말 수급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의 자산매입 프로그램 유지 결정에 달러 약세가 지속될 수 있다.

서울환시에서 2거래일 연속 달러화는 1,060원선을 두드렸다. 불과 0.10원 차이를 두고 돌아서거나 아예 1060.00원에 저점을 기록하는 동안 외환당국의 하락세 방어 의지를 확인한 상태다.

다만, 월말 수출업체 네고물량과 외국인 주식자금 등의 실물량이 유입될 경우 달러화 하락 압력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미국 재무부의 반기 환율보고서도 주목할 만하다. 미국 재무부는 이날 의회에 보내는 환율보고서에서 "한국 당국에 무질서한 시장환경과 같은 예외적인 환경이 아니면 환율 개입을 제한하도록 지속적으로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무부는 또 한국이 환시 개입 후 바로 시장에 개입 여부를 공개할 것을 강조했다.

외환당국으로선 1,060원선을 내주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달러화 1,060원선이 무너지면 1,054원선 연저점도 순식간에 위협받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달러화 1,060원선은 이미 뚫린 지지선이다. 당국이 연말까지 특정 레벨 방어를 지속하기도 쉽지 않다. 과도한 환시 개입으로 해외 국가들의 비난을 받을 수 있고, 수출업체 고점 매도를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월말 수급이 공급 우위의 흐름을 이어가면 당국도 1,050원대 후반에서 지지력을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 달러화 1,060원선을 중심으로 위아래 좁은 변동폭을 두면서 레벨 방어보다 변동폭 축소에 무게를 실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 10월 FOMC회의 결과는 시장의 컨센서스와 다르지 않다. 당초 미 FOMC가 셧다운의 여파로 테이퍼링을 미룰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회의 결과가 예상대로 나왔으나 시장은 그래도 주목할 만한 변수를 찾아냈다. 미국 FOMC는 성명에서 경기가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성장률이 '완만한(moderate)' 모습을 나타내고 있으며 고용시장은 '일부 추가적인 개선 (somefurther improvement)'을 보이고 있다고 FOMC는 진단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같은 코멘트에 주목하며 추가적인 달러 약세 베팅은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남은 FOMC는 12월뿐이어서 현재로서는 내년초로 테이퍼링이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뉴욕증시는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61.59포인트(0.39%) 하락한 15,618.76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증시에서 투자자들은 FOMC발표 이후 최근 주가 상승에 대한 차익실현에 나섰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환율은 지지됐다. 달러-원 1개월물은 1,063.00원에 최종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4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060.20원)보다 0.40원 상승한 수준이다. 달러-원 1개월물의 장중 저점은 1,061.20원, 고점은 1,063.50원에 거래됐다.

따라서 서울환시에서 달러화는 1,060원선을 중심으로 좁은 변동폭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심에 1,060원선에서 번번이 하락세가 제한됐으나 미국 재무부 환율 보고서의 여파도 눈여겨 볼만하다. 다만, 월말 수급과 FOMC의 경기 회복 진단 등이 맞물리며 달러화가 1,060원선 부근에서 하방경직성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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