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기자 = LG전자[066570]는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의 적자 전환으로 예상보다 낮은 지난 분기 실적을 신고한 바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G2'의 글로벌 출시가 9월에 이뤄진 영향도 있으나 전반적으로 마케팅 비용이 크게 늘었다. 보급형 스마트폰 경쟁 심화에 따른 판매단가 하락도 영향을 미쳤다.

LG전자는 이런 상황에서도 마케팅 투자를 계속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당장 수익성보다는 시장 점유율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3분기보다는 4분기 수익성이 다소 나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그러나 회사 실적을 견인할 정도는 아닐 가능성이 크다. 'G2' 판매량이 늘어도 주변 상황은 3분기와 별반 다를 바 없다는 게 31일 전자업계의 중론이다.

더군다나 스마트폰 판매량 세계 3위를 강조한 LG전자였으나 3분기에는 5위로 내려앉았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3분기 스마트폰 판매량 점유율에서 삼성전자가 31.4%로 1위, 애플이 13.1%로 2위를 유지한 가운데 중국 화웨이(4.8%)와 레노버(4.7%)가 3위와 4위로 치고 올라왔다. LG전자는 마케팅 역량을 집중했음에도 4.6%에 그쳤다.

전년동기대비 판매 신장률은 71.4%에 달했으나 중국 업체 성장에 밀린 셈이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물론 보급형에서도 삼성전자, 애플과 힘겨운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중국 업체들도 견제해야 한다.

LG전자 내부는 '밀리면 끝장'이라는 각오다. 마케팅에 집중하는 것도 그동안 제품의 완성도나 기능 면에서 절대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하면서도 소비자 인식을 바꿔놓지 못했다는 평가 때문이다.

'세일즈 머신'인 삼성전자를 당장 따라잡기는 어려워도 눈이 높아진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만한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지 못하는 애플의 점유율을 가져올 수 있다고 낙관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LG전자가 마케팅에 자금을 쏟아붓는다고 해도 수조원의 영업이익을 바탕으로 한 삼성전자, 애플과의 마케팅 경쟁 자체도 힘겹다.

또, LG전자는 곡면 스마트폰 'G플렉스'로 삼성전자의 '갤럭시라운드'와 한 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곡선의 장점은 삼성전자보다 낫지만 사양면에서 다소 뒤진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혁신적인 제품으로 인지될지도 미지수다. 일부 외신은 곡면 스마트폰 자체의 필요성이 무엇인지 묻는 목소리도 전하고 있다.





<LG전자 곡면 스마트폰 'G플렉스'>



전자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마케팅 투자에 집중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만약 몇 분기 내에 성과가 없으면 상당한 후폭풍에 시달릴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애플보다 제한된 자원에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 것도 LG전자의 어려움"이라고 지적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그나마 LG전자가 마케팅 투자를 하지 않으면 팬택처럼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다"며 "'G2' 판매 성과가 나오는 4분기를 기점으로 반등해야 중장기 전망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LG전자 스마트폰이 디스플레이나 세부 기능에서 오히려 경쟁사보다 훌륭한 점도 있었으나 낮은 소비자 인지도를 개선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며 "또, 최근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 정체 조짐도 보이고 있어 LG전자의 MC사업본부 미래가 밝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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