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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화요일(10월29일)에는 연합인포맥스에서 ‘기술적분석 강좌’가 있었는데, 나는 강사로 참가하였다. 강좌가 끝나고 어떤 분이 “왜 이번 주 칼럼에 야구 이야기를 쓰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벼룩도 낯짝이 있지. 여기가 스포츠 신문도 아닌데 허구한 날 야구 이야기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슬쩍 하루 쉬었던 것인데, 즉각 반응(!)이 오다니! 열화와 같은 독자 성원을 무시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또 야구 이야기.

알고 보면 야구는 참으로 이상한 운동이다. 축구나 농구 등의 단체경기나 테니스, 골프 등의 개인경기를 막론하고 대부분의 구기운동은 ‘공’을 ‘특정한 장소’, 즉 골대 안쪽이나 상대방 코트 혹은 홀 안에 집어넣으면 득점한다. 하지만, 야구는 다르다. 야구는 상대방 투수가 던진 공을 타자가 최대한 멀리 보내고, 그 공이 돌아오기 전에 ‘사람’이 ‘지정된 구역’으로 들어오면 득점한다.

야구에서는 공과 친해지는 것처럼 공과 멀어지는 것도 중요하다. 야구에서 공과 친해지지 못한다면 수비에서 결정적인 순간에 ‘에러’를 범하고 와르르 무너진다. 하지만 마냥 공과 친해서도 안 된다. 공을 멀리 보내지 못한다면 점수를 내지 못하고 결코 이길 수 없다.

주식투자도 같다. 주식투자에서는 주식과 친해지는 일, 즉 주식매수가 중요하다. 하지만, 그만큼 주식과 멀어지는 일, 즉 주식매도도 또한 중요하다. 그러면 공과 친해지는 일(수비)이 더 중요할까? 아니면 공과 멀어지는 일(공격)이 더 중요할까? 의당 ‘공격’이 훨씬 더 중요하다.

류현진 투수가 아무리 잘 던져도 다저스 선수들이 점수를 내지 못한다면 비길 따름이지 이기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공과 친해지는 것도 좋지만, 공을 최대한 멀리 보낼 줄 알아야 이긴다. 주식도 매수를 잘해야 하지만 결국 잘 떠나보내는 것, 매도를 얼마나 잘하느냐에 성패가 갈린다. 그래야 이긴다. 야구에도 시장의 ‘진리’가 숨어 있다.

사족인데, 내 아내는 이번 한국시리즈 5차전부터는 두산 베어즈의 열렬한 팬이 되어 두산이 이기기를 학수고대하였다. 다른 이유에서가 아니다. 두산이 한국시리즈를 3승1패로 앞서자 이제 한 게임만 더 하면 시리즈가 끝날 수 있었기 때문. 야구 중계하느라 좋아하는 TV드라마가 종종 결방되는 것을 못마땅해하던 아내인지라 그저 야구가 빨리 끝나기를 희망하였던 터. 아내는 룰만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그놈의 야구를 왜 공중파에서 중계 방송하느냐고 불만이 가득하였다. 하지만, 삼성 라이온즈가 계속 이겨서 끝내 7차전까지 경기가 이어지자 아내는 낙심천만...

그나저나, 이제는 정말 야구가 끝났다. 아내는 드라마가 결방되지 않으니 좋겠지만 나는 내년 4월까지 무슨 낙으로 살꼬.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앞서 언급한 지난주 연합인포맥스 기술적분석 강좌는 대성황이었다. 연합인포맥스가 신사옥으로 옮기고 첫 번째의 강좌인데다 교육팀에서 열심히 준비한 덕택에 많은 청중이 모였다. 원래 선생이란 학생들이 많으면 신이 나는 법. 나 역시 시간이 모자란 것을 아쉬워하며 열심히(!) 설레발을 떨었다.

그 자리에서 나는 추세를 강조하였다. 가장 단순한 원리이지만 추세와 같은 방향으로 거래하는 것이 안전하다. 상승세일 때에는 사고, 하락세일 때에는 파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다. 그런데, 상승세와 하락세는 뚜렷하게 특징이 다르다. 일목균형표를 만든 일목산인은 “상승추세는 쌓아가는 것이고, 하락추세는 무너지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 말이 딱이다. 최근 코스피지수의 차트를 보면 정말 실감난다.

지수는 10월15일 2,033의 바닥에서 출발하여 2,063까지 오르는데 7영업일이 걸렸다. 하루에 5포인트도 오르고, 6포인트도 오르면서 차곡차곡 쌓여 30포인트 올라선 것이다. 하지만 10월23일 단 하루 만에 지수는 2,063에서 2,035까지 주저앉았다. 그야말로 공든탑이 하루 만에 무너진 것이다. 이런 현상은 그 이후에도 발견된다. 지수는 반등을 시도하여 5영업일동안 차곡차곡 상승세를 거듭하였는데, 역시 10월31일한방에29포인트나 폭락하는 꼴을 당한다. 상승세는 쌓아가지만, 하락세는 무너지는 법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10월23일과 10월31일, 두 방의 ‘무너짐’으로 말미암아 시장의 분위기는 바뀌고 있다. 지난주에 주장하였듯 장대음봉이 나타난 즉시 단기적으로 음봉의 절반 이상으로 반등이 나타나지 못한다면 장대음봉이 중요한 ‘신호탄’이 되기 마련. 그런데다 2,026~2,033의 상승갭마저 메워진 상황이다. 단기지표인 스토캐스틱은 물론이고 비교적 중장기 지표인 MACD, TRIX 등도 역시 매도신호로 바뀌었다.

지난주 연합인포맥스 강좌에서 나는 MACD, TRIX 등에다 CMO, MFI 등 지표도 설명하였는데, 이 지표들 역시 예외 없이 “매도”를 말하고 있다. - 그렇다면, 이번 주에도 코스피지수는 밀릴 것으로 예측하는 편이 현명할 사. 다만, 아직은 일목균형표에서 ‘균형’이 무너진 것은 아니기에 하락폭이 그다지 크지는 않겠다. 혹은 이번 주 초반에는 지난 10월31일의 장대음봉에 대한 반작용, 즉 소폭의 반등도 나타날 수 있겠다. 이래저래 이번주도 재미없는 한 주일?

(달러-원 주간전망)

달러-원 차트는 밋밋하다. 코스피지수는 그나마 장대음봉도 나타나고, 갭도 출현하면서 나름 ‘드라마틱’한 모습이지만 달러-원은 그렇지 않다. 그냥 두루뭉수리 내내 하락하는 양상이다. 당국의 입장으로서야 바람직하겠지만 현장에서는 그렇지 않다. 시장의 움직임이 화끈해야 몸 안의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데 그렇지 못하니 따분하다.

그래도 지난 금요일(11월1일)의 달러-원 차트는 볼만 하다. 개장 초 1,065원까지 치솟았던 환율이 급전직하 1,060.80원으로 마감되면서 차트에 긴 장대음봉을 만들었기 때문. 코스피지수를 말할 때 거듭 설명하였듯 장대양봉이나 장대음봉이 출현하면 이것은 시장이 큰 변화가 나타났다는 중요한 조짐이 된다. ‘장대’가 될 만큼 장중 변동폭이 컸기에 반드시 그다음에는 반작용, 즉 반대방향 움직임이 나타나기 마련인데 반작용의 강도에 따라 향후추이를 짐작할 수 있다. 반작용이 크다면 장대는 별 의미가 없으나, 반작용이 미미하다면 장대는 중요한 신호탄이 된다.

예컨대 10월24일에는 긴 장대양봉이 출현하였다. 그런데 양봉 이후에 나타난 반작용, 즉 하락폭은 크지 않았다. 따라서 오히려 장대양봉의 의미가 커졌다. 실제로 달러-원은 상승추세로 돌아서서 한동안 움직였던 터.

같은 원리로 11월1일의 장대음봉이 나타난 직후인 오늘의 달러-원 움직임이 주목된다. 11월1일의 장대음봉은 고점이 1,065.00, 저점이 1,060.50으로 만들어졌으니 중간지점은 대략 1,062.80원 정도. 당장 오늘, 혹은 늦어도 이번 주 초반에 달러-원 환율이 1,062.80원을 넘어서 더 오른다면 11월1일의 장대음봉은 아무것도 아니다. 여전히 10월24일 이후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아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고이른시일에 장대음봉의 절반 이상으로 반등이 나타나지 못한다면 장대음봉은 큰 의미를 가진다. ‘음봉’인지라 그 이후의 추세는 다시 하락세일 수밖에 없다. - 결국 오늘이 중요하다. 오늘의 움직임이 단기추세를 좌우한다.

어떨까? 단언하기는 어렵다. 다만 코스피지수와 달러-원이 반대방향으로 움직인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그리고 앞서의 “코스피지수가 이번 주에 좀 밀리겠지만 하락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감안한다면, 달러-원의 반등폭 역시 이번 주에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유추해석이 가능하겠다. 1,066원선에 일목균형표 기준선이 버티는 것도 거슬린다. 기준선은 종종 저항선이 되기 때문이다. 반등이 미미하다면, 장대 ‘음봉’이 의미를 가진다는 뜻이되는가?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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