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삼성에버랜드가 건물관리와 급식 관련 사업은 분할하기로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 에버랜드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사업재편은 핵심역량을 '건설ㆍ레저ㆍ패션' 사업에 집중하려는 조치로 전해졌다.

에버랜드는 이날 공시를 통해 건물관리사업을 에스원으로 양도하고, 급식과 식자재 사업은 물적 분할하는 방안을 이사회에서 결의했다고 밝혔다.

에버랜드는 지난달 23일에는 제일모직의 패션사업부문 일체를 1조500억원에 양도받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로써 에버랜드의 사업은 건설과 레저, 패션 등 3개 부문으로 정리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이런 조치에 대해 "주력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연관성이 낮은 사업의 매각과 분할을 추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에스원은 현재 경비시스템·보안 서비스·보안 솔루션 등의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고, 최근에는 에너지 원격관리 서비스를 신규 사업으로 시작했다.

따라서 에버랜드 건물관리사업의 노하우를 접목하면 건물통합관리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에스원 관계자는 "이번 양수를 계기로 에스원 고유의 경비시스템 보안 노하우와 에버랜드의 빌딩관리 역량이 결합된 통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이를 통해 앞으로 새로운 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에버랜드로서도 건물관리 사업을 양도함으로써 4천8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해 주력 사업의 투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번에 '삼성웰스토리'를 신설하는 것 역시 식음 전문기업에 최적화된 조직체계를 구축하고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글로벌 선진·경쟁사들의 경우 식음 사업에만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우리도 관련 사업을 독립적으로 운영해 효율성과 전문성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건물관리사업 양도와 식자재사업의 물적 분할이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의식해 내부거래 비중을 낮추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에버랜드의 내부거래 비중은 최근까지 46.4%에 달했지만, 지난달 제일모직 패션 부문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비중이 30%대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건물관리 사업까지 양도되면 그 비중은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입법 예고 중인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은 '대기업 집단 중 총수 일가 지분이 30% 이상(비상장사는 20% 이상)인 계열사이면서 내부거래 규모가 '연간 매출액의 12% 이상, 거래 규모 200억 원 이상인 곳'을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에 대해 에버랜드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지주회사로의 역할 변화나 그룹 후계구도 등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일감몰아주기 회피를 위한 방법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yu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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