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이석채 KT 회장의 사의 표명으로 후임 KT CEO(최고경영자)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다만, 하마평에 주로 거론되는 인물들이 박근혜 대통령 선거캠프 출신이거나 직간접적으로 현 정권과 관련된 사람이기 때문에 또다시 낙하산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4일 KT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자천타천으로 차기 KT CEO로 거론되는 인사는 10여명이다.

기업인으로는 주로 삼성전자 출신들이 많이 거론되고 있다. '애니콜' 신화의 주역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과 '황의 법칙'을 만든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 윤종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이나 홍원표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 사장도 거론되고 있다.

또한, IT 전문가 중에서는 방석호 전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이나 형태근 방송통신위원회 전 상임위원도 후보군으로 꼽혀진다.

다만, 일부에선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이희범 경총 회장이나 대선캠프에서 경제민주화를 주창한 경제계 원로 등 유력 정치인이 될 가능성도 예상하고 있다.

이 밖에도 박근혜 대통령에게 조언해온 기업인 중 의외의 인물이 부상할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정계 인사로는 김형오 전 국회의장 이름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의 핵심 세력인 '친박' 출신 전직 국회의원들도 거론되고 있다.

이 같이 여러 후보군의 하마평이 무성한 상황이지만 결국에는 청와대 등 정부의 핵심 조직에서 결정할 가능성이 높아서 '낙하산 CEO'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KT 내부와 야권, 시민단체까지 모두 차기 CEO는 낙하산 인사가 아닌 통신 전문가가 와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KT 노동조합은 성명을 통해 "KT의 상황변화를 엄중히 지켜볼 것"이라며 "KT CEO 선임절차는 가장 신속하고 투명하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임 CEO는 무엇보다 권력과 재벌로부터 자유롭고 사회공공성과 통신비전을 가진 인물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유승희 의원 역시 "KT 대표이사 자리가 더는 정권의 전리품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온 국민이 이해할 수 있는 전문적 인사, 투명하고 공정한 CEO 선임이 이제 남은 일임을 분명하게 밝혀둔다"고 말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도 "이 회장의 사퇴를 정권 차원에서 새로운 자기 사람들을 심고자 이를 이용해선 안 된다"며 "차기 KT를 이끌어갈 인물은 통신 전문가로 공정한 심사를 통해 뽑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KT는 이석채 회장의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이사회에서 구체적인 퇴임일자를 정하고, 퇴임일자 기준으로 2주 이내에 CEO 추천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CEO 추천위원회는 위원장을 제외한 재적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차기 CEO를 의결하고 선정된 후보는 주주총회에서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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