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 회장>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호 기자 = 이석채 KT 회장이 전격적으로 사임의사를 표하면서 소위 낙하산으로 불리던 핵심 임원들의 거취도 주목받고 있다.

일단 이 회장이 직원들에게 보낸 사의 표명 이메일에서 인건비 감소와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주장한 만큼 133명이나 되는 임원의 축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4일 통신업계 따르면 이 회장의 사퇴에 따라 취임 이후 영입됐던 인사들도 동반퇴장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14일 "이명박 정부 때부터 시작된 KT 낙하산 인사가 박근혜 정부 들어 더욱 늘어나면서 민간기업인 KT가 전ㆍ현직 정부 인사들의 재취업 전문기관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이들 각자가 매년 받아가는 연봉이 적게는 7천만원에서 많게는 10억원이 넘는다"고 폭로했다.

이 회장 취임 이후 직원 숫자는 3천명 가량 줄어든 반면, 임원 숫자는 133명으로 150%가량 늘어났다.

대표적으로 논란이 된 인물은 MB정부 출신인 김은혜 KT 커뮤니케이션실장과 박병원 사외이사, 장치암 상무, 윤종화 KT캐피탈 감사 등이다.

또, 홍사덕ㆍ김종인ㆍ김병호 경영고문 및 자문은 모두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캠프 출신이다.

이 회장이 취임부터 낙하산 인사가 문제 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 회장은 음성적으로 뇌물 등을 통해 임원으로 승진했던 관행을 철폐해 내부적으로 큰 신임을 얻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3~4명의 임원을 파면까지 할 정도로 내부혁신은 칼같이 이뤄졌다.

그러나 문제는 그 이후였다.

이 회장이 영ㆍ포라인 등 정권차원의 낙하산 인사들을 속속 영입함에 따라 이 회장의 '올레 KT'와 기존 KT 직원들의 '원래 KT'로 내부 분열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비(非)통신 분야의 진출을 핑계로 통신전문가가 아닌 이들이 KT에 입성하면서 문제는 더욱 커졌다.

이해관 KT 새노조 위원장은 "기존 KT 직원들은 소위 '돈'과 관련된 힘있는 부서에서 밀려났다"며 "연봉도 새롭게 영입된 이들이 더 많이 받는 등 외부 영입인사 때문에 내부불만이 심화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낙하산 인사들이 물러난 이후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이 회장과 낙하산 인사들은 당연히 물러나야 한다"며 "그러나 정권 차원에서 새로운 자기 사람들을 심고자 이를 이용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이에 KT 측은 "외부 영입인사들을 회사에서 필요에 따라 고용한 것"이라며 "회사는 다방면에 인재가 필요하기 때문에 시각에 따라 편차가 있는 것 같다"고 응답했다.

h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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