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장순환 기자 = SK네트웍스[001740]는 올해 꾸준한 영업흑자에도 법인세비용 차감전 순손익과 당기순손익에서 적자를 나타냈다.

현재로서는 최근 10년래 처음으로 연간 순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6일 전자공시와 연합인포맥스 기업 재무제표 분석(화면 8019)에 따르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적자가 1천749억원에 달했다.

이는 한때 대박으로 여겨졌던 브라질 철광석 개발사업에 대한 투자 손실 때문이다.

SK네트웍스는 지난 2010년 9월 브라질 철광석 기업인 MMX의 지분 13.69%를 7억달러를 들여 매입한 바 있으나 원자재가격 하락에다 브라질 경제마저 휘청대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SK네트웍스는 올해 1분기 MMX 관련 약 1천200억원의 손실을 털어내는 등 지난해부터 손상차손 처리를 이어가고 있다. 터키 철강 가공공장 폐쇄까지 포함하면 1분기에만 2천억원 이상을 손실 반영했다. 회계법인 권고에 따라 연말이 아닌 연초에도 회계에 반영했고 분기 누적은 물론 연간 순적자까지 감내할 계획이다.

물론, 해외 자원개발 손실은 SK네트웍스에만 국한된 얘기는 아니다.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개발·생산비용과 수지가 맞지 않아 자원개발에 집중한 종합상사들이 일부 지역에서 철수하기도 했다.

다만, SK네트웍스가 대치동 신사옥을 매각하고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내부가 뒤숭숭하다. 브라질 투자 손실을 메우기 위해 무리하게 구조조정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목표 감원설에다 합병설까지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로 SK네트웍스는 최근 대치동 신사옥을 한국토지신탁에 매각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매매가는 3천억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달 중순에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이 역시 2003년 워크아웃 과정에서 인력 감축에 나선지 10년 만의 일이다. 일부 직원의 계열사 전환배치도 이뤄졌다.

회사 측은 이에 대해 브라질 투자 손실과 전혀 별개의 경영 효율화가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대치동 사옥은 개발 당시부터 두 가지 가능성을 두고 추진한 것"이라며 "빈 건물과 SK주유소 부지를 그냥 둘 수 없어서 개발을 시작했고 회사 이전과 매각을 모두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상사라는 특성상 계열사와 거래가 많아 대치동으로 이전할 경우 업무상 불편함이 따르고 명동 본사의 상징적인 의미가 있어 이전보다는 새로 지은 건물을 매각하는 쪽으로 결정한 것"이라며 "이전한다면 기존 건물을 매각해야 하는데 신사옥 매각 금액과 차이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희망퇴직 부분도 오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동안 회사가 확장만 해 내부 사업 조정과 조직 개편이 필요했고 이에 따른 조직 통합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희망퇴직을 실시하게 된 것"이라며 "일괄적으로 퇴직 조건을 정한 적 없고 개별적으로 협상하고 있으며 계열사 전환배치도 극소수"라고 밝혔다.

이어 "사업 조정과 희망퇴직 실시로 내부 직원들까지 여러 추측을 하는 것으로 알지만, 목표 감원이나 타 계열사와의 합병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강조했다.

브라질 투자 관련해서는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고 브라질 경제도 어려움에 빠지면서 투자 손실이 발생했고 회계법인 권고로 연초부터 반영한 것"이라며 "최근에도 MMX가 메이저 업체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 등 부채 문제도 해결한 상태"라고 전했다.

한편, 관련업계 관계자는 "브라질 투자 손실로 SK의 '해외 사업 잔혹사'가 또 하나 기록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다"며 "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됐듯이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기존 자원개발 사업이 녹록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scoop21@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