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포인트<미국 조지아주>=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현대ㆍ기아차에 8시간 근무의 3교대제 전환은 단순한 시간 변경을 넘어 신규 증설 없이 미국 공장의 생산량을 극대화한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는 미국 시장에서 단기간에 누적 생산대수 300만대를 돌파할 수 있었던 일등공신으로 3교대제 도입을 꼽았다.

12일 현대ㆍ기아차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기준 현대차 앨라배마공장 235만8천742대와 기아차 조지아공장 111만8천637대를 합해 미국 생산공장 누적대수가 총 347만7천379대를 기록했다.

이는 현대차 앨라배마공장을 설립한 지 8년, 기아차 조지아공장은 3년 만에 달성한 수치다.

앨라배마공장은 3교대제 전환으로 30만대 초반에 머물던 생산량이 지난해 36만1천348대로 증가했으며 조지아공장도 2011년 27만3천751대에서 작년 35만8천520대로 늘었다.

특히 조지아공장은 올해 3월까지 110만8천266대를 생산해 그룹 전체 해외공장 중 최단시간인 양산 개시 44개월 만에 100만대 돌파 기록을 세웠다.

기아차 조지아공장에서 조립공장 생산 및 공정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클레이 밀러는 "조지아공장이 세워지기 전에는 기아차에 대해 잘 몰랐지만, 지금은 미국시장에서 기아차의 위상이 많이 올라갔다"며 "최근 3교대제 도입 이후 일자리가 많이 창출되는 등 지역 경제 발전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ㆍ기아차는 미국 자동차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11억달러와 10억달러를 투입해 연산 30만대 수준의 앨라배마공장과 조지아공장을 건설했다.

두 공장은 용접 로봇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했고 134km 떨어진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동반 진출한 협력업체 및 부품 공유 등을 통해 수익성 측면에서 높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예컨대 앨라배마공장이 엔진을 생산하고 기아차공장이 변속기를 생산해 서로 교차 공급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다. 또한, 쏘렌토R과 플랫폼이 같은 현대차 싼타페를 조지아공장에서 생산하는 등 공급량이 부족한 차량의 생산을 늘려 판매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다.

미국의 자동차 수요가 늘어나면서 신규 공장건설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현대ㆍ기아차는 정몽구 회장의 질적 성장을 통한 내실 경영방침에 따라 3교대제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미국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각각 36만대 수준으로 늘어났으며 올해 상반기 기준 앨라배마공장과 조지아공장은 각각 110.5%와 108.4%에 달하는 가동률을 시현했다.

또한, 차 한 대를 생산하기 위해 투입되는 총 시간을 나타내는 HPV의 경우 앨라배마공장은 14.4시간으로 한국공장의 28.4시간보다 절반가량 낮았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3교대제를 빠르게 정착시키기 위해 임금체계 등 관련제도를 합리적으로 정비했고 종업원들을 상대로 사전에 충분히 설명을 가졌다"며 "종업원들의 정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제도 개선에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지아 공장 직원들의 3교대제 도입에 대한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기존 10시간 근무보다 2시간 줄어들면서 연봉이 25% 감소했지만, 회사에서 임금 손실에 대한 사전 설명과 이를 만회하기 위한 퇴직연금 프로그램 등의 장치들을 마련했다.

랜디 잭슨 기아차 조지아공장 부사장은 "직원들의 경우 회사가 안정을 찾고 생산을 많이 하면 할수록 본인들의 안정성이 커지는 것에 공감하고 있다"며 "3교대제 도입에 따른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차장을 넓히고 구내식당 운영시간 등을 연장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주 정부의 지원도 현대ㆍ기아차가 미국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조지아주는 '퀵스타트'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이 원하는 대로 맞춤형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기아차는 지난해 말 조지아주와 향후 16년 동안 16억달러로 예상되는 투자액에 대해 각종 세금을 감면해주는 투자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yglee2@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