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희진 기자 = 최근 서울 채권시장에서 매수세를 주도했던 외국인이 지난 21일에는 거의 손을 놓았던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외국인은 전일 거래량 기준으로 국고채 22억원과 통안채 12억원을 순매수했다. 총거래물량 역시 1천억원이 넘지 않았다. 국채선물 시장에서도 외국인은 전체 매매약정 14만3천206계약 중 각각 매도약정 1만3천377계약, 매수약정 1만5천1계약에 그쳤다. 평소 거래량의 10분의 1에 불과한 규모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최근 통안채를 집중매입하면서 매수 여력이 떨어졌다는 점과, 미국 대통령의 날로 증권시장이 휴장한 데다 그리스 구제금융 결과를 확인하려는 심리까지 겹친 탓으로 추정했다.

▲ 통안채 집중매입 이후 = 재정거래 유인이 떨어진 상황에서 원화채권의 절대금리 레벨마저 매력적인 수준이 아니다. 이에따라 외국인이집중적으로 통안채를 매수한 이후 쉬어간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됐다.

완연한 리스크 온 분위기 속에 채권보다 주식에 외국인 자금이 더 몰린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A외국계 은행 딜러는 "얼마전에 통안채 많이 샀기 때문에 이날 쉰것으로 보인다"며 "각 나라 투자자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외국인들에게는 재정거래 요인이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절대금리 레벨 자체가 예전에 비해 많이 내려왔기 때문에 아직도 원화채권이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하기에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한 전문가는 "완연한 리스크 온 기조로증권시장에 집중한 채 채권은 전혀 사지 않았다"며 "이전까지 통안채를 집중매수했기 때문에 원화채권 투자를 하루 정도 쉬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 美휴장 여파보다는 그리스 변수 주목 = 최근 통안채 매수자금의 주체는 유럽계와 미국계다. 단순히 미국이 쉬는 날이기 때문에 외국인이 거래를 쉬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그리스 구제금융 결과를 확인하려는 심리와 휴장이 겹치며 외국인의 거래 부진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됐다. 특히외국인이 우리나라 채권시장의 금리 방향성을 미국 시장과 연동시켜 바라보면서 커플링 현상이 강화된 것도 거래 부진 현상에 한 몫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 채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원화채권을 매수한 주체는 유럽계 미국계랑 섞여있는 것으로 추정돼 '대통령의 날'과는 상관없어 보인다"며 "그러나, 외국인 자금이 그리스 구제금융 협의안이 타결 후 미국장의 반응을 통해 거래의 방향성을 잡으려 했다고 가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금리와 미국 금리는 반드시 동조화(커플링) 되지는 않았다"면서도 "우리나라 채권시장이 국내증시에 연동하고, 국내 증시는 외국인에 의해 움직이는데 외국인은 그로벌 증시를 따라가는 편이기 때문에 결국 미국장이 그리스 합의를 어떻게 보는지 확인하고 거래하려 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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