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금융위기 이후 미국 소비자들이 차량을 구매할 때 합리적 가격과 실용성을 따지면서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판매전략도 변화하고 있다.

13일 현대ㆍ기아차에 따르면 작년 10월부터 1년간 미국에서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과 소형차가 전년대비 각각 16.3%와 6.3% 증가한 326만대, 251만2천대 판매됐다.

경기상황과 소비심리에 크게 동요하지 않는 대형과 고급승용차가 전년보다 15.9% 늘어난 것을 제외하면 CUV와 소형차의 판매 증가가 눈에 띈다.

이는 중대형 중심의 차급 구조가 점차 소형차로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소형차 판매가 26.5%였지만, 현재는 꾸준히 증가해 전체 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KARI)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수년간의 경기침체를 겪은 이후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경제성과 기능적 가치를 중시하는 '실용적 소비문화'가 확산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디젤차 판매 역시 2008년 0.7%에 불과했던 비중이 2012년 0.87%로 상승했다. 이와 함께 하이브리드카 등 친환경차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하이브리드카는 프리우스C를 출시한 도요타를 중심으로 43만9천여대 판매돼 전년보다 62.5% 급증했다. 올 상반기에도 지난해 하반기 선보인 포드 퓨전과 C-MAX 하이브리드의 신차효과에 힘입어 총 7만4천대가 판매됐다. 이는 전년보다 29% 늘어난 것이다.

모델 수 역시 2011년 34개에서 지난해 42개로 증가했으며 기존의 중형차급 위주에서 소형 차급부터 고급차급에 이르기까지 전 차급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미국 자동차 시장의 변화에 따라 글로벌완성차 업체들은 연비 개선 모델과 하이브리드카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판매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업체들은 엔저 효과에 힘입어 닛산과 도요타 등이 가격인하와 인센티브를 강화하며 알티마와 코롤라 등 주력차 판매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닛산은 연산 17만5천대 생산능력을 갖춘 멕시코 신공장을 통해 북미지역에서 19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도요타와 혼다는 각각 4세대 프리우스와 피트 하이브리드 출시 등 하이브리드 모델 라인업 강화하고 있다.

미국업체들은 픽업트럭 판매 확대를 유지하면서 생산체제 강화와 친환경차 및 소형차 라인업 강화에 나섰다.

유럽업체 중에서는 지난해부터 성공적으로 미국시장에 안착한 폴크스바겐이 라인업 다양화와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점유율 확대에 나설 전망이다.

현대ㆍ기아차는 내년 신형 제네시스와 K9 및 LF쏘나타 등 신차 출시를 통해 판매량을 늘릴 방침이다. 신차효과를 기대하며 현대차는 80만대 판매와 시장점유율 5%를 목표로 세웠다.

데이비드 마타티어 현대차 미국법인 마케팅이사는 "젊은세대에게는 고연비와 가격 등을, 기성세대에게는 프리미엄 차량에 대한 가치를 강조할 것"이라며 "특히 신형 제네시스의 경우 디자인과 기술력 등에서 혁신적인 변화가 있는 만큼 가치에 대한 소통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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