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22일 서울채권시장은 그리스 2차 구제금융 합의 등에 따른 미국채 약세의 영향으로 약보합권에서 출발할 전망이다. 다만 그리스 구제금융 합의 소식이 국내 시장에 선반영된만큼 증시 조정 압력에 따라 강세 전환할 가능성도 크다.

그리스 구제금융 합의에도 유로존 실물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는 점에서 장중 대기매수세가 다소 공격적으로 유입될 수도 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경제동향간담회에서 "그리스 2차구제금융이 마무리됐는데, 과연 하반기에 가서도 그리스 경제가 지속적으로 회복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금융위기는 어떤 형태로든 해결될 수 있지만, 실물경제가 흐트러지면 회복이 안 된다"고 언급했다.

코스피 움직임과 함께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매 동향도 여전히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외국인, 국내 금리에 상대적 '숏' 뷰= 최근의 채권 조정 압력은 그리스 이슈에 대한 낙관론과 함께 국내외 증시의 강세에 연동한 측면이 크지만, 리스크의 전이 형태를 볼 때 외국인의 상대가치(Relative value) 트레이딩 전략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외은지점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매크로 펀드 등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은 국내 시장에서 국채선물 매도와 금리스와프(IRS) 페이 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인도네시아와 대만 등의 시장에서 롱 포지션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금리 자체에 대한 상승 전망보다는 상대적으로 다른 아시아국가들과 비교할 때 매수 여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고채 금리와 기준금리의 스프레드가 충분히 축소된 데 이어 국내 인플레 압력 등으로 추가 하락 여지가 거의 없다는 것.

하지만 외국인의 이 같은 움직임에도 시장의 추격 매도도 제한적이다.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과 장기금리의 상방 경직성을 강화하는 보험사 등의 분할 매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국채선물시장에서 급격히 순매수 포지션을 쌓을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재차 공격적인 매도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대기매수의 유입도 다소 활발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스 구제금융합의..미국채 금리↑= 뉴욕증시는 21일(현지시간) 그리스 구제금융이 합의됐다는 소식에 강세를 나타냈지만 차익실현 매물 등으로 혼조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5.82포인트(0.12%) 상승한 12,965.69에 거래를 마쳤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이날 민간채권단이 손실을 더 감수하도록 하고 그리스 정부가 더 큰 폭의 적자 감축을 하도록 설득하고 나서 1천300억유로(미화 1천720억달러)규모의 구제금융 자금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민간 채권단의 그리스 국채 손실률은 50%에서 53.5%로 확대됐다.

재무장관들은 이날 2020년 그리스 정부부채 비율을 애초 목표(120%)에 거의 근접한 120.5%로 맞추기 위한 조치들을 집중하여 논의했다.

다만, 그리스가 국유자산 매각으로 중심으로 한 민영화 조치를 시작도 하지 않은데다 오는 4월 조기총선을 앞두고 그리스가 내부 문제를 단기적으로 해결하지못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미국 10년만기 국채금리는 그리스 2차 구제금융 합의 등의 영향으로 전일보다 5bp 오른 2.059%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는 한때 2.08%까지 올라 작년 12월 초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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