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약 100조원의 자금을 운용하는 우정사업본부 핵심 운용역들이 뉴욕 월가에 나타났다. 우정본부는 13일(미국시간) 뉴욕 맨해튼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첫 해외 포럼을 열었다.

포럼의 주제는 대체투자였다.

대체투자란 주식과 채권과 같은 전통적인 투자상품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이를 제외한 모든 투자상품을 지칭한다. 대표적인 대체 투자상품으로는 뮤추얼펀드, 헤지펀드, 부동산, 사모펀드, 벤처캐피탈, 원자재투자펀드 등이 있다.

우정본부는 대체투자 쪽에서 빠른 행보를 보여왔다. 비록 성사되지는 못했지만 올해 초 교직원공제회와 함께 뉴욕 랜드마크 빌딩 중 하나인 맨해튼 플라자빌딩 매입에 나서기도 했다.

우정본부는 헤지펀드, 해외 사모펀드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우본이 대체투자로 눈을 돌린 것은 주식과 채권 등 전통적 투자상품의 기대 수익률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 상품을 다양화해 수익률을 높이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이날 포럼에는 사모펀드 칼라일그룹의 데이비드 루벤스테인 회장, 헤지펀드 블루마운틴의 공동 창립자인 스티븐 사이더로우, 대형 자산운용사 누버거버먼의 앤서니 튜트론 글로벌 헤드 등이 연사로 나섰다.

이런 거물들이 나란히 앉아있는 일은 월가에서 흔히 있는 일이 아니다.

루벤스테인 회장의 강연료는 1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루마운틴은 월가 대형은행 JP모건과의 일전에서 승리하면서 이름을 떨쳤던 헤지펀드다.

'런던 고래'로 불렸던 JP모건의 브루노 익실이 지난해 회사채 신용부도스왑(CDS)에 집중 투자했을 때 블루마운틴은 반대 포지션을 잡았고, 결국 JP모건은 62억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보았다.

누버거버먼의 자산 운용 규모는 240조원이 넘는다. 최근 코스닥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장비업체인 에스에프에이를 매집해 주목받은 기관이다.

토론 패널로는 요크 캐피탈의 제임스 디난 창립자, 오크 힐의 글렌 오거스트 최고경영자(CEO) 등 떠오르는 헤지펀드 실력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의 우본이 월가 헤지펀드들을 시쳇말로 '줄 세운` 셈이다.

김준호 우본 본부장의 개회사에 이어 블루마운틴의 창립자가 '헤지펀드와 우본 간 협력방안'에 대해, 누버거버먼의 글로벌 헤드가 `사모펀드와 우본과의 협력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우본에 잘 보이려면 이렇게 해라`는 것이 발표 내용이었다. 칼라일의 루벤스테인 회장은 '글로벌 사모펀드 투자 경향'에 대해 말했다.

이원희 우본 대체투자 팀장은 '우본의 대체투자 방향과 전략'에 대해 밝혔다.

한 참석자는 "한국 우본의 거래 운용사로 선정되는 노하우와 같은 '작은 주제'를 월가 거물들 입에서 듣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포럼 전반부에 우본은 올해 상반기 우수 거래 기관으로 IMM자산운용, 소시에테제네랄, 블루마운틴, 한국투자운용 등 4개사를 선정했다. (미주본부 뉴욕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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