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비<미국 캘리포니아주>=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현대차의 신형 제네시스가 출시를 앞두고 가혹하기로 유명한 미국 모하비주행시험장에서 마지막 담금질을 거치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14번 고속도로를 타고 세 시간가량 가면 황량한 모하비 사막을 마주치게 된다. 여름에는 38℃를 넘고 겨울에는 영하까지 떨어지는 등 건조하고 강한 바람이 부는 사막기후로 차량의 내구성능을 시험하기 적절한 환경이다.

현대차는 지난 2005년 총 666억원을 투자해 11개 시험로의 1천770만㎡(약 535만평)규모 모하비주행시험장을 완공했다. 작년 11월에는 미국 현지 테스트를 위한 신형 제네시스 차량 3대가 처음 도착한 이후 총 20여대가 모하비주행시험장을 누볐으며 각종 테스트를 통과했다.

▲신형 제네시스, 혹독한 환경에서 담금질 반복 = 현대차가 신형 제네시스에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내구성능 확보다.

신형 제네시스는 가혹한 주행 조건에서도 완벽한 내구 성능을 확보하기 위해 종합 내구, 혹서 내구시험 등 모하비주행시장의 다양한 조건에서 시험을 거듭했다. 내구성능 시험은 보통 3~6개월 정도의 짧은 기간에 차량을 다양한 노면과 환경 조건에서 쉼 없이 운행해 얼마나 오랫동안 고장 없이 버티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모하비주행시험장의 내구성능 시험은 차량 한 대당 종합 내구 시험 2만마일과 혹한지역 내구 1만마일, 엔진 및 변속기 관련 파워트레인 내구 시험 2만마일, 데스밸리와 같은 외부 도로 주행 시험 3만마일 등 최소 8만마일(약 13만km) 이상의 다양한 운전 조건 테스트를 거친다.

특히 '고속주회로'는 모하비주행시험장에서 가장 규모가 큰 시설로 일주거리 10.3km의 타원형 3차로 트랙으로 구성돼 있다. 신형 제네시스는 최고 속도 250km의 평균 2개월 동안 2만마일에 걸친 고속주행을 견뎠다.

테스트를 통과한 20여대의 신형 제네시스는 지구를 65바퀴를 돈 것과 같은 거리인 총 누적거리 160만마일(약 260만㎞)을 달려 내구품질과 현지 적합성능을 확보했다. 또한 극심한 온도차이에도 차체와 범퍼, 헤드램프 등 재료환경 시험도 버텼다.

현대차가 이처럼 신형 제네시스에 역량을 집중시키는 이유는 제네시스가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의 브랜드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 공헌을 한 모델이기 때문이다.

제네시스는 미국시장 출시 첫해인 2008년 6개월 만에 6천대가 넘게 팔렸으며 10만대 판매를 눈앞에 두고 있다. 현대차는 첨단 기술과 디자인 철학을 담은 신형 제네시스를 통해 글로벌 브랜드로 재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감각적 주행성능 등으로 미국ㆍ유럽 고객 유혹 = 미국과 유럽 고급차 시장 공략에 나선 신형 제네시스는 R&H(Ride and Handling) 및 차량의 소음진동(N.V.H) 등의 시험을 통해 역동적이고 감각적인 주행을 조율했다.

현대차는 모하비주행시험장뿐 아니라 전 세계 다양한 지형을 고려한 최상의 R&H 성능 확보를 위해 유럽기술연구소와 남양연구소 등과 긴밀한 협업을 진행했다.

특히 현대차는 세계에서 혹독하기로 유명한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을 비롯한 유럽 현지 도로 시험을 통해 유럽 브랜드의 대형 세단만의 특징으로 알려진 유럽형 주행감성과 R&H 성능을 신형 제네시스에 담아 냈다.

신형 제네시스에 탑재된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HTRAC)' 역시 모하비주행시험장을 거치며 완성도를 높였다. HTRAC 장착 차량은 눈길과 빗길 등 미끄러운 도로와 코너링 운전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신형 제네시스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를 시험하는 오프로드 시험로 테스트를 통해 내구성과 안정성 있는 주행성능도 확보했다.

한편, 현대ㆍ기아차는 지난 2005년 이후 미국에 판매하는 모든 신차를 모하비주행시험장에서 테스트했다. 제품기획부터 디자인, 설계, 시험에 이르기까지 미국에서 진행하는 현지화 R&D 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개발기간을 단축해 미국공장에서 적기에 신차를 생산할 수 있고 현지에 적합한 기술력과 품질력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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