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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을 가장 쉽고 정확하게 설명하려면 '발생 빈도'라는 개념을 도입하면 된다. 동전을 100번 던졌을 때 앞면이 나올 확률은 얼마나 될까? 의당 50번이다. 전체 사건 중에서 특정한 사건이 발생하는 빈도, 그게 확률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종종 확률을 오해한다. 동전 던지기를 다시 생각해본다. 지금까지 동전을 10번 던졌는데 모두 앞면이 나왔다. 그리고 11번째로 동전을 던진다. 이번에 뒷면이 나올 확률은 50%일까? 아니면그것보다높을까? 답은 당신이 잘 알고 있다. 그렇다. 확률은 여전히 50%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당신을 포함하여) 10번 계속해서 앞면이 나오고 또 동전을 던지면 ‘이제야말로 뒷면’이 나올 시기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그게 정답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마음속으로는 뒷면이 나올 확률이 더 높다고 믿는다. 이때의 확률은 ‘발생빈도’가 아니다. 오히려 ‘확신의 정도’로 규정해야 할 것이다.

한국시리즈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즈가 맞붙었다(또 야구 이야기?). 시리즈가 시작되기 전, 팬에게 어느 팀이 우승할 것인지 물었다. 삼성의 팬, “라이온즈가 우승할 확률이 70% 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두산의 팬, “무슨 소리. 베어즈가 이길 확률이 훨씬 높습니다.” - 여기서 말하는 ‘확률’은 객관적이지 않고 발생빈도도 아니다. 오로지 확신, 즉 그렇게 되리라 강력하게 믿는다는 신념의 발로이다. 강하게 믿을수록 확률은 높아간다. 그게 객관적이거나 말았거나 우리는 그것을 ‘확률’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지난주에 ‘확률’ 이야기를 하였는데 재미없고, 어렵기만 한 그놈의 확률을 왜 또 들먹이는가? 앞날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벤저민 프랭클린의 유명한 말이 있다. “이 세상에서 세금과 죽음을 제외하고 확실한 것은 하나도 없다!”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면 결국 세상일이라는 건 ‘확률’ 게임이다. 더구나 세상에서도 가장 불확실한 곳이 바로 금융시장일 터. 그러니 또 확률 운운하는 게다. 확률(혹은 ‘승산’이라는 말로 바꾸어도 되겠다)을생각하지않고서는 도무지 금융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우격다짐으로 될 일이 아니다.

객관적 확률이건 주관적 확률이건 일단 계산한다면, 혹은 ‘계산’이 아니더라도 확률을 염두에 둔다면, 성공의 길은 가까워진다. 아니 소극적으로 말하여 확률을 알면 최소한 엉뚱한 짓거리를 할 위험이라도 줄어든다. 매수한 주식의 주가가 하락한다고 하여 ‘물타기’를 한다거나, 어떤 주식을 샀는데 손해를 보았다고 그 주식에만 매달리는 일 등이 모두 감정을 앞세운 행동. 바보 같은 짓이다. 확률을 따지는 사람이라면 이런 일을 할 리 없다. 그것만으로도성공 아니겠는가!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기사회생(起死回生) - 7전4선승제로 치러지는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한쪽 팀이 내리 3게임을 이겨버렸다. 이제 1번만 더 이기면 우승이 확정될 찰나, 상대팀이 겨우 1게임을 이겨낸다. 이럴 때 각 스포츠 신문의 제목은? 어김없다. ‘기사회생’이다. 코스피지수가 바로 그 짝이다. 지난주 들어 상승추세의 해는 뉘엿뉘엿 넘어가고 완전히 ‘패색’이 짙었던 터. 그러던 것이 지난 금요일(11월15일)의 ‘한 방’으로 살아났다.

‘여왕 비둘기’ 자넷 옐런의 덕택일까? 그럴 수도 있다. 그녀가 양적완화를 옹호하는 발언을 하였으니 주가가 올랐을 터. 그러나 나같은 ‘차트쟁이’의 눈에는 그렇지 않다. 일목균형표를 보면 답이 나온다. 코스피지수는 일목균형표 구름 상단에 정확히 닿았고, 반등했다. 놀랄 것도 없다. 주가와 구름과의 관계에서 가능한 일이고, 또 흔히,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다. 구름이 지지선으로 절묘하게 작용하였다.

앞으로가 문제이다. 초반 3연패의 부진을 딛고 기사회생한 팀이 나머지 게임을 내리 이겨버리는 일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기사회생이 일시적인 일로 끝나고, 결국 우승컵을 놓치는 일이 더 많다. 일단 대세, 즉 분위기가 넘어갔으니 되돌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의 일목균형표를 살핀다면 초반에 이미 3연패를 당한 꼴이다. ‘대세’는 넘어갔다.

지난주 지적하였듯 전환선이 하락하였고, 기준-전환선이 역전되었으며, 후행스팬도 역전되었으니 말이다. 이제 마지막으로 주가가 구름만 하향돌파하면 상승추세 끝인데, 그 마지막 단계에서 구름의 지지를 받아 주가가 반등한 것이 지금의 상황이다. 기사회생으로 상승세의 리듬이 살아날까? 글쎄다. 10월23일의 고점 2,063부터 내내 지수가 하락하기만 하였으니 반등이 조금은 더 이어질 수 있겠다. 그러나 대세는 대세인즉 추세전환으로 이어지기는 어렵겠다.

반등한다면 기준선이 걸쳐있는 2,013선, 그 위로 20일선이 버티는 2,020이 목표. 그러나 기준선과 전환선이 시간이 지날수록 고개를 숙이고 내려올 예정인데 이를 뚫고 오르기는 만만치 않을게다. 결국은 구름 안으로 들어설 수밖에 없고, 그리고는 구름 안에서 지루한 박스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 표현을 바꾼다면 그럴 ‘확률’이 높다.

(달러-원 주간전망)

환율은 아직 ‘대세’ 운운할 때는 아니다. 코스피지수의 일목균형표는 구름만 넘기면 되는 마지막 단계까지 이르렀지만(그리고는 현재 기사회생하는 듯하지만), 달러-원 일목균형표는 한참 남았다. 추세가 뒤바뀌는 단계에 이르려면 까마득하다. 이제 겨우 기준선과 전환선의 순서가 바뀌는 정도이니 말이다.

일목균형표를 만든 일목산인은 균형표의 여러 괘선 중에서 특히 후행스팬을 중시하였다. 후행스팬은 이름 그대로 추세를 뒤따르며, 추세전환을 확인해주는 것이 주된 역할이지만 실제로는 꽤 ‘다재다능’하다. 추세 ‘후행’은 물론이고 거꾸로 추세전환을 선행하여 알려주기도 하며 혹은 지지선이나 저항선이 되기도 한다. 달러-원 차트에서는 후행스팬이 캔들차트와의 관계에서 정확히 반등이 저지되는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후행스팬의 상승이 저지된다는 것은 결국현재 시장가격(여기서는 달러-원 환율)의 상승이 저지된다는 뜻. 후행스팬이 가진 또 하나의 역할이다.

고작 기준-전환선의 순서만 뒤바뀌었을 뿐(이를 유식하게 ‘역전되었다’라고 말한다) 달러-원의 하락추세는 여전하다. 더구나 후행스팬마저 상승이 막혔으니 달러-원은 재차 하락추세가 이어질 참. 일목균형표를 조금만 더 부연한다면, 달러-원 환율의 앞을 가로막는 구름도 은근 걱정된다. 구름의 두께가 워낙 막강한지라 감히 이를 넘어설 엄두조차 내기 어렵다.

마침 글로벌 시장에서의 달러 인덱스 차트에서도 상승추세가 약화되는 꼴이 나타난다. 금세라도 구름을 뚫을 기세였던 달러가 구름 저항을 뿌리치지 못하고 구름 안으로 주저앉고 말았다. 혹자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달러 약세도 양적 완화를 이어갈 ‘옐런 효과’라고 우기겠으나, 차트쟁이의 눈에는 의당 일목균형표의 구름 저항으로 보일 수밖에.

여하간 옐런 때문이건 구름 때문이건 해외 시장에서 달러 상승세도 주춤거리고, 달러-원 차트에서 달러의 상승세가 후행스팬에서 저지되는 꼴인즉 일단 이번주 달러-원은 크게 오르기는 어려울 상이다. 1,070원 이상을 다시 보기는 어렵겠고, 그렇다고 1,050원 이하로 후다닥 무너지는 일은 언감생심 거의 불가능한 일일 사. - 그렇다면, 이미 결론은 나왔다. 하기 좋은 말로는 ‘박스권’, 혹은 좀 직설적으로 말하여 ‘1,060원 중심의 지루한횡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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