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규민 기자 = 최근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완화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한국은행은 당분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로널드 맨 HSBC 아시아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18일 보고서에서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이 완화정책을 사용하면서 한국도 기준금리 인하 유혹에 빠질 수 있으나 ▶경제지표 호조 ▶가계부채 증가율 둔화 ▶금리인하 실탄 아끼기 등 세가지 이유를 들며 한은의 금리 동결을 점쳤다.

그는 우선 한국의 경제지표가 긍정적으로 나오면서 경기회복 기대에 불을 지폈다고 전했다.

한국의 10월 수출은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 회복을 바탕으로 7.9% 늘었고, 10월 HSBC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2를 기록하며 5개월만에 경기확장과 수축을 가르는 50을 넘어섰다. 한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동기대비 3.3% 증가하면서 7분기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맨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가계부채가 가처분소득 대비 150%까지 올랐다가 하락하며 안정을 찾고 있는 점도 한은의 금리 인하를 막을 요인으로 꼽았다.

정부는 2011년 이후 가계부채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한 대책을 펴 왔다. 지난여름 연착륙 대책 시행 이후 2011년 하반기 이후 가계부채 증가율이 지속적으로 둔화해 왔고 올해 1분기에는 가계부채가 2009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그는 한국의 가계부채 규모가 줄어들면서 가계소비가 늘어나고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경제 펀더멘탈이 강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맨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이미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에 가깝게 내렸기 때문에 향후 금리인하 조치가 필요한 시점에 대비해 실탄을 아껴둘 것이라고 언급했다.

경제가 예상치 못하게 악화할 경우 한은이 금리인하 카드를 사용해 경기부양 효과를 최대화시키려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지난 1990년대부터 금리를 제로(0)에 가깝게 유지한 BOJ의 예를 들면서 경기가 나빠지자 비전통적인 통화완화 정책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맨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경기회복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한국의 대 중국 수출 둔화와 중소기업들의 수익성 악화 등을 꼽았다.

kk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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