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태문영 기자 =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미국 재무부 산하 조직에서 자산운용업계가 금융안정을 위협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자 이를 비난하고 나섰다.

보고서로 인해 자산운용사가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회사(SIFI)로 지정되면 리스크 투자를 축소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에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미국시간) 대형 자산운용사인 블랙록과 핌코, 피델리티 등이 재무부 소속 연구조직인 금융조사청(Office of Financial Research) 이 발표한 "자산운용과 금융안정"이라는 보고서 결과를 맹비난했다고 보도했다.

금융조사청은 보고서에서 자산운용사가 금융시스템에 부정적인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결론을 냈다.

이 보고서의 영향력은 매우 크다.

감독 당국이 자산운용사를 SIFI에 포함해 더 강력하게 감독할 필요가 있는지 결정할 때 이 보고서를 평가 기준 중 하나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해 14개 연방 감독기구 기관장과 재무장관으로 구성된 금융안정감시협의회(FSOC)는 현재 자산운용업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논의하는 초기 단계에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FSOC는 특히 블랙록과 피델리티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FSOC는 금융개혁법안인 도드-프랭크 법에 따라 금융기관을 SIFI로 지정할 권한이 있다.

FSOC는 올해 보험사 AIG와 푸르덴셜, GE캐피털을 SIFI로 지정했으며 메트라이프를 편입시킬지 검토 중이다.

보험사와 자산운용사들은 SIF가 되면 은행처럼 리스크 투자를 축소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점을 우려한다.

보고서가 나오자 자산운용사들은 금융안정에 아주 적은 리스크가 될 뿐이라면서 보고서가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하며 적극적으로 로비에 나섰다.

블랙록과 피델리티는 마크 워너(민주·버지니아) 상원의원과 존 테스터(민주. 몬태나) 상원의원을 만나 보고서에 문제가 있다고 논의했다.

두 위원은 지난 14일 재닛 옐런 Fed 의장 지명자 청문회에서 보고서가 실망스러우며 명확하지 않다는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피델리티는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낸 서한에서 보고서가 피델리티의 모기업이나 자산평가액을 잘못 표기하는 등 "자산운용업계와 관련해 완전하지 않으며 부정확한 의견을 제시한다"고 비판했다.

또 핌코는 "자산운용사에 대한 근본적인 오해를 보여주는 보고서"라고 지적했다.

FSOC와 금융조사청은 도드-프랭크 법이 제정되면서 금융위기 재발을 방지하고자 설치한 기구다.

특히 금융조사청은 당국자들에게 금융시장 리스크가 어디서 발생하는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세워졌다. 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리처드 버너가 금융조사청을 지휘하고 있다.

버너 금융조사청장은 보고서에 대한 자산운용업계의 비난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자산운용사가 리스크 요소가 될지도 모른다는 보고서의 결론이 틀렸다고 할지라도 "자산운용사가 리스크를 전달하거나 증폭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my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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