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제철 '회사채 신속인수' 꼬이네(종합)
동부제철 '회사채 신속인수' 꼬이네(종합)
  • 고유권 기자
  • 승인 2013.11.20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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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ㆍ금투업계 끝내 차환지원 동의서 제출안해



(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동부그룹이 자산매각 등을 통해 3조원에 달하는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강력한 자구계획안을 내놨음에도 핵심 계열사인 동부제철의 회사채 차환 지원 여부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채권 은행과 신용보증기금, 금융투자업계(회사채안정펀드) 등 회사채 차환 지원의 키를 쥔 차환발행심사위원회 구성 기관들이 갈등을 빚고 있어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간사은행인 산업은행은 전일 오후 4시까지 동부제철이 내달 만기를 맞는 회사채(1천50억원)에 대한 차환 지원 동의서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채권 은행만 동의서를 냈다.

산은은 전일 밤늦게까지 시한을 연장하고서 신보와 금투업계에 동의서를 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두 기관은 끝내 제출하지 않았다.

차환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차심위 3개 기관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다. 신보와 금투업계가 마감 시한까지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아 동부제철에 대한 회사채 차환 지원 승인은 보류됐다.

산은은 마감 시한을 넘기기는 했지만 이날 중으로 2개 기관에 거듭 요청해 동의서를 내 줄 것을 설득해 볼 예정이다.

하지만 차심위 구성 기관 사이에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어 동의 여부를 확정짓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채권 은행과 신보ㆍ금투업계 사이의 갈등을 촉발하고 있는 핵심 쟁점은 동부제철이 은행권에서 받은 신디케이트론의 원금상환 시기의 연장 여부다.

동부제철은 당진제철소 건설을 위해 산은 등 은행권에서 8천억원의 신디케이트론을 받았는데 내달부터 매 분기말 원금 상환이 시작된다.

내달에 갚아야 하는 원금은 354억원에 이르며, 앞으로 3년간 분기마다 같은 금액의 원금을 갚아야 한다. 이후 3년간은 분기마다 404억원, 이후 2019년 3분기까지 217억원씩 분기별로 상환해야 한다.

신보와 금투업계에서는 회사채 차환 지원을 받는 기간에 원금상환이 미뤄져야 한다면서 채권 은행들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해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돈을 들여 기껏 회사채 차환을 지원해 주는데 동부제철이 채권 은행들의 빚을 갚느라 유동성을 소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회사채 차환 지원을 통해 어렵게 조성한 돈이 채권 은행들의 '호주머니'로 들어갈 것이란 의구심에 입장이 강경하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회사채 차환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동부제철은 1천50억원의 차환 금액 가운데 20%인 210억원을 자체 인수해야 한다. 신디케이트론 원금 상환분과 이자, 자체 인수금액 등까지 고려하면 내달에만 상당 규모의 자금 유출이 발생하게 된다"면서 "자금 지원자 입장에서 원리금 상환능력의 저하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신보와 금투업계는 회사채 차환 금액의 상당 부분을 지원하는 '대주주'격인 만큼 목소리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신보와 금투업계는 동부제철의 자체 인수분을 제외한 금액(총 차환금액의 80%)의 70%인 588억원 어치를 인수한다. 채권 은행들이 인수하는 금액은 232억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산은 등 채권 은행들과 동부제철의 생각은 다르다.

이미 지난해 리파이낸싱을 통해 원금상환 기간을 1년 더 연장해 준 터라 추가적인 조치는 어렵다는 것이다.

채권 은행의 한 관계자는 "신디케이트론을 제공한 은행들이 한둘도 아닌데다 은행간 사정도 서로 달라 추가로 만기를 연장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동부제철도 현재 추진 중인 3천억원 가량의 당진항만 매각 작업이 연내에 마무리되면 1천700억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신디케이트론 상환에 나설 것이어서 신보나 금투업계가 우려하는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 동부제철은 신보와 금투업계가 회사채 차환 지원을 대가로 요구한 김준기 회장의 연대보증도 수용했다.

채권 은행들은 동부제철 등 동부 계열사들이 예상보다 강력한 자구계획안을 마련해 시장으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상황에서 신보와 금투업계가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 같다는 볼멘소리도 내고 있다.

무엇보다 산은 등 채권단이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동부제철의 자산을 인수해 매각 작업을 도울 예정이어서 신속한 유동성 확보가 가능한 만큼 신보와 금투업계가 주장하는 원리금 상환 능력 저하에 대한 우려는 지나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신보와 금투업계의 입장이 예상보다 강경해 자칫 동부제철의 회사채 차환 지원이 무산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결국, 금융당국이 조정에 나서는 상황까지 갈 수도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금융당국은 지난 18일 신보 등에 원만히 잘 해결될 수 있는 방향으로 협의해 달라고 구두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pisces738@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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