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기자 = LG전자[066570]가 지난 분기 적자 전환한 MC사업본부를 총괄하는 부사장을 승진시키고 어려운 상황에서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 HE사업본부장을 교체했다.

회사 측은 '인사배경을 실적으로만 본다면' 누적기준으로 MC사업본부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외형이나 수익성에서 개선세를 보였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사업별로 삼성전자[005930]와의 격차가 중요하게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LG전자[066570]가 27일 2014년도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발표하면서 박종석 MC사업본부장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지난 2년간 ㈜LG 시너지팀을 이끌어온 하현회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HE사업본부장을 맡긴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HE사업본부를 총괄한 권희원 사장은 물러난다.

회사 측은 MC사업본부장 승진에 대해 'G시리즈' 등 시장 선도제품으로 사업 체질을 근본적으로 강화했다고 설명했고, HE사업본부장 교체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은 채 과거 LG디스플레이에서 패널 사업성과를 거둔 하 부사장을 임명했다고만 밝혔다.

회사 측은 전체적으로 "'LG Way'관점에서 역량과 성과를 철저하게 검증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선도 성과 창출과 미래 성장을 위해 경영능력과 전문성을 고려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적만 놓고 보면 다소 의외라는 시각도 LG전자 안팎에서 제기된다.

휴대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지난 분기 'LG G2' 출시에도 797억원의 영업적자를 나타냈다. 4분기 만에 다시 적자로 전환한 것. 이번 분기 'LG G2'의 글로벌 판매가 본격화되고 있어 다시 흑자로 전환하더라도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케팅 비용이 많이 든데다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이 더 심화된 영향이다.

물론, 3분기 연속으로 매출액이 3조원대를 나타냈고 지난 분기까지 스마트폰 누적 판매량이 3천440만대로 지난해 연간 판매량 2천620만대를 돌파한 성과도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지난 분기 프리미엄폰인 'G2'를 꺼내 들고도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반면, TV를 주력으로 하는 HE사업본부는 시장 예상보다 선방했다.

경기 침체로 글로벌 TV수요가 부진한데다 엔저를 업은 일본 업체들의 공세가 계속 이어졌다. 따라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1분기부터 HE사업본부의 영업적자를 예상하기도 했다.

HE사업본부는 이를 비웃듯 1분기 298억원, 2분기 1천65억원, 3분기 1천24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매출액이나 영업이익률은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글로벌 TV 시장이 역성장을 나타내고 가격 경쟁이 치열한 상황 속에 프리미엄 TV 신제품으로 조금이나마 수익성을 확보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영업이익률도 분기마다 조금씩 개선되는 추세다.

LG전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인사배경을) 실적으로만 본다면 MC사업본부가 1분기(영업이익 1천328억원)와 2분기(612억원)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외형이나 수익성에서 성과가 더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와의 격차'가 중요한 잣대로 작용한 것 아니냐고 추측하고 있다.

스마트폰 후발주자인 LG전자가 한때 분기 기준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 3위를 기록하는 등 점차 품질 경쟁력을 소비자들에게 인식시키고 있는 것. 해외 언론과 평가기관들로부터도 품질 면에서 삼성전자를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비록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때문에 3분기 적자 전환했으나 이는 일시적이라고 그룹 수뇌부가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TV의 경우 삼성전자도 수익성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글로벌 매출액 기준 점유율 1위를 고수한 것은 물론, 일부 제품별 점유율을 더 끌어올렸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 분기 세계 평판TV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25.5%, LG전자가 14.7%를 나타냈다. 격차가 10% 이상 벌어진 상태다. LG전자도 조금씩 점유율을 높이고 있으나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줄이지는 못하고 있다.

전자 업계 관계자는 "TV 수요가 부진하지만, 스마트폰도 상황이 좋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라고 볼 때 크게 기대했던 TV에서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의미 있게 줄이지 못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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