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연말이 다가왔지만 은행권 분위기는 흉흉하다. 국민과 신한, 우리, 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이 일제히 금융감독원의 고강도 점검을 받은 데다 내년 초 제재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이 작년 동기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데다 4분기 실적도 좋지 않을 것으로 점쳐지는 판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은 연일 금감원의 협조 공문을 받고 있다. 채권관리 실태와 해외지점 내부 통제 시스템,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 운용 및 인력 현황, 보증부대출 이자 과당 수취 사유 등 최근 국민은행에서 발생한 사건과 연관된 것이다.

금감원이 협조 공문을 잇달아 보내는 것은 유사한 사례가 국민은행에 국한되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4대 은행은 이미 금감원의 고강도 점검을 받고 있어 이르면 내년 1분기 제재가 예상되고 있기도 하다.

국민은행은 도쿄지점 비자금 의혹에 이어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BCC)은행의 부실, 국민주택채권 100여억원 횡령, 주택보증부대출 부당이자 수취 등으로 금감원의 특별검사를 받고 있다.

우리은행은 파이시티 사업 신탁상품 판매, 신한은행은 정치인 계좌 불법조회 의혹으로 특별 검사를 받았다. 하나은행은 종합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는 이르면 내년 1분기에 나올 전망이다.

특히 국민은행은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엄정한 책임을 묻겠다"고 말하는 등 강력히 제재할 방침이라 은행들은 그 어느 때보다 긴장하고 있다.

수익성 악화도 은행들이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국내 은행의 누적 순익은 4조4천억원으로 전년 동기(7조5천억원)의 58.9% 수준이었다. 4분기에는 계절적 특성상 은행들이 충당금을 대규모로 쌓는 데다 순이자마진(NIM)도 하락한 상태로 실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올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반토막'날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는 셈이다.

2016년부터는 거래은행을 바꾸면 계좌에 딸려 있는 공과금·급여 이체가 자동이전되는 은행 계좌이동제가 2016년 도입되는 데 따라 무한경쟁이 예고돼 있기도 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범죄 소굴 취급을 받고 있다'며 "연말 분위기를 낼 엄두가 안 난다"고 말했다.(산업증권부 이미란 기자)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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