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연의 전망대> 핀란드처럼 된 한국과 환율
<배수연의 전망대> 핀란드처럼 된 한국과 환율
  • 승인 2013.12.02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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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우리나라 경제구조가 빠른 속도로 핀란드를 닮아 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핀란드가 노키아에 크게 의존했던 것처럼 우리도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에 너무 많이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노키아는 핀란드 국내총생산(GDP)의 25%, 수출의 20%, 연구개발 투자의 30%, 법인세의 23%를 차지하던 공룡이었다. 노키아의 몰락으로핀란드 전체 경제가 한 때 극심한 어려움을 겪었다. 코트라에 따르면 핀란드는 탄탄한 사회복지시스템과 벤처 붐 등으로 노키아 몰락에도 2014년 2.4%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지는 등 빠르게 경제난을 극복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사회안전망과중소 중견 기업의 생태계가 핀란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 열악하다. 우리 경제의 핀란드화가 자칫 재앙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여기에서 나온다.

급기야 재계 일부에서도 우리나라도 삼성전자 등 수출기업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구조로 경제정책이 운용되는 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수출중심의 경제정책에서 소외된 기업들은 내수중심의 경제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당장 이런 요구에 달러-원 환율이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달러-원 환율에 대한 절상 압력이 가중되는 가운데 재계의 요구가 외환당국의 스탠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출중심 경제정책의 핵심인 환율은2009년3월6일 1,597.00원에 고점을 찍은 이후에도 4년여간 1,000원대 위에서 네자릿수를 지키고 있다.

▲ 삼성전자 빼고 모두 헛장사=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지난 3분기 기업 매출 상위 10대 기업 중 한 기업을 제외하고 모두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진단했다. 이 회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중국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경총포럼에서 "우리경제는 지난 4분기 1.2% 성장했고, 수출도 개선됐으나 가계부채 부동산침체 등이 내수 발목을 잡고 있어 개선의 기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 기업을 제외하고"라며 지목한 곳은 삼성전자다. 재계를 대표하는 경총회장까지 과도한 삼성전자 쏠림 현상에 대해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셈이다.

이 회장이 내수의 부진에 대해 목소리를 높인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회장이 "수출도 개선됐으나.."라고 전제한 부분이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중심으로 수출이 늘었지만트리클 다운도 없고 내수 개선에 기여한 바도 없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경제 구조의 핀란드화를 경계하는 재계의 초조함은 최근 기업 결산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최근 501개의 12월 결산법인을 분석한 결과 삼성을 제외한 대부분 기업이매출 증가세를 보이지 못했고영업이익은 3.5%나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501개 기업의 영업이익 40.9%를 삼성전자,12.7%를 현대차가 차지한 것으로 분석됐다.전체의 절반 이상인 53.6%를 두 기업의 영업이익이 커버한 셈이다.

▲ 2008년 이전은 어땠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도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약진을 거듭했지만 쏠림현상은 훨씬 덜했다. 금융위기직전 2007년 삼성전자는 80만~100만원대를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했고 시가비중은 12% 안팎에서 움직였다. 현대차는 주가가 10만원을 중심으로 움직였고 시가총액 비중은 2% 안팎 수준이었다. 현재 두 기업이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시가총액 비중은 삼성전자 18.27%와 현대차 4.60% 등 전체의 22.87%나 된다.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약진은 자체적인 혁신노력이 가장 큰 원동력이지만 절하기조를 보인 달러원 환율에도 힘입은 바 큰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달러-원 환율은 세자릿수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2003년 3월3일 종가기준으로 1,194.30원 수준이던 달러원 환율은 하락세를 거듭해 2007년 10월31일 899.60원으로 최저점을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당시 경제성장률도 평균 4.2%를 기록하는 등 잠재성장률 수준을충족시킨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이후 환율을 2009년 1,597.00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1,000~1,200원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공교롭게도 달러원 환율이 상승세를 보이면서삼성전자와 현대차는사상 최대의 실적 잔치를 이어간 반면내수 중심의 기업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경제성장률도 잠재성장률 수준인 3%대 중반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환율이 구매력으로 작용하는 가계 부문의 부진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경제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내수 부진을 불평하는 재계에외환당국이 어떤 패턴으로 반응할지 눈여겨 봐야 할 것 같다.

(정책금융부장)

ne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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