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삼성그룹의 연말 사장단 인사에서 부회장 승진자는 없는 가운데 오너 일가에서는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만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또, 최대실적 행진을 기록한 삼성전자 출신 경영진이 금융계열사 등으로 대거 이동했다.

2일 삼성그룹은 사장 승진 8명과 이동·위촉업무 변경 8명 등 총 16명 규모의 연말 정기 사장단 인사를 내정해 발표했다.

인사 규모는 부회장 승진 2명과 사장 승진 7명, 이동ㆍ위촉업무 변경 8명 등 총 17명으로 단행됐던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부회장 승진자는 없었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사장단 인사의 주요 특징은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성과주의 인사 구현"이라며 "특히 삼성전자의 성공 경험을 계열사로 전파하고, 사업 재편과 신성장동력 확보 등을 선도할 인물을 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에서 오너 일가 중에서는 이서현 부사장만 승진하며 그동안 맡아왔던 제일모직을 떠나게 됐다. 대신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과 제일기획 경영전략부문장을 겸임하게 됐다.

이 사장 내정자는 지난 2009년 12월 전무로 승진한 데 이어 1년 만인 2010년 말에는 부사장으로 승진했지만, 그 후 3년 동안 부사장 직책을 유지했다. 그 과정에서 다른 형제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승진이 늦어진 만큼, 이 부사장도 올 연말에는 사장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됐다.

이와 함께 최근 단행된 사업조정이 이 내정자의 역할변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달 초 삼성에버랜드는 건물관리 사업을 에스원에 양도하고, 급식 및 식자재 사업은 물적 분할해 '삼성웰스토리(가칭)'를 신설하기로 했다. 지난 9월에는 에버랜드가 제일모직으로부터 패션사업부문을 양도받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패션사업을 중심으로 제일모직을 맡아왔던 이 부사장이 에버랜드로 이동하게 되면서 제일모직은 전자소재 중심으로 재편되고 에버랜드는 패션과 조경, 레저 등으로 특화될 전망이다.

또, 이번 인사에서는 삼성전자 출신 경영진의 계열사 이동이 눈에 띄었다.

올해 삼성전자는 최대실적을 경신하며 승승장구했지만, 다른 대부분의 계열사는 실적악화에 시달리자 삼성전자의 '성공 DNA' 이식에 나선 것이다.

실제로 조남성 삼성전자 부사장이 제일모직 대표이사 사장으로, 이선종 삼성전자 부사장이 삼성벤처투자 대표이사 사장으로, 전동수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이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으로, 원기찬 삼성전자 부사장이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으로 이동했다.

또, 금융계열사 대표도 대거 교체됐다.

원기찬 삼성전자 부사장이 삼성카드 대표이사로 옮긴 데 이어, 안민수 삼성생명 부사장이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으로, 김창수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이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으로, 최치훈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삼성물산 대표이사 사장 겸 건설부문장으로, 박근희 삼성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이 삼성사회공헌위원회 부회장으로 이동했다.

이 외에도 김영기 삼성전자 부사장은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 사장으로, 김종호 삼성전자 부사장은 삼성전자 세트제조담당 사장 겸 무선사업부 글로벌 제조센터장으로,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은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 이동했다.

김기남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으로, 윤주화 제일모직 패션사업총괄 대표이사 사장은 삼성에버랜드 대표이사 사장 겸 패션부문장으로, 김봉영 에버랜드 대표이사 사장은 에버랜드 대표이사 사장 겸 리조트·건설부문장으로, 최외홍 삼성벤처투자 대표이사 사장은 삼성사회공헌위원회 사장으로 옮기게 됐다.

yu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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