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금공, 주주간 공동매각 협약 연장 동의절차 착수



(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국내 유일의 항공기 제작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연내 매각 작업이 결국 무산됐다.

인수할 마땅한 투자자가 없어 공개 경쟁입찰을 실시할 경우 '유효경쟁' 성립이 어렵다는 현실적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정책금융공사 등 KAI 주주들은 내년 이후 매각을 다시 추진할 지를 두고 협의 절차에 들어갔다.

KAI 지분 26.41%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정금공의 한 관계자는 3일 "수개월 동안 투자자 물색에 나섰지만 투자자가 없어 공개 경쟁입찰의 전제조건인 유효경쟁 성립이 어려울 것으로 보여 올해 안에 공고를 내고 매각을 진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른 주주 및 자문사들과 협의해 내년 이후에 매각 작업을 진행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정금공은 지난 6월 EY한영, 크레디트스위스(CS)와 회계 및 재무자문사 계약을 연장하고 실사 작업을 벌이면서 매각 준비에 들어갔고, 8월말께 매각 공고를 내고서 공개 경쟁입찰을 실시해 연내 새 주인을 찾는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잠재적 인수자 물색 결과 지난해 공개 경쟁입찰에 참여했던 현대중공업을 제외하고는 KAI 인수에 관심을 갖는 기업이나 투자자들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계약법에서는 국유재산 등을 매각할 때 헐값 매각 시비를 막기 위해 두 곳 이상의 투자자가 참여해 유효한 경쟁이 이뤄지는 공개 경쟁입찰을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금공은 10%씩의 지분을 보유한 현대차와 삼성테크윈, 두산 등을 대상으로 '공동매각을 위한 주주간 협약'을 연장하기 위한 동의절차에 착수한다.

정금공과 현대차, 삼성테크윈, 두산은 지난 2011년 5월 보유 지분을 공동으로 매각하기로 하는 협약을 맺은 바 있으며 올해 말에 종료된다.

정금공은 공동매각 기간을 1년 또는 2년으로 해 오는 5∼6일께 공식적으로 동의 여부를 묻는 절차에 들어가고 11∼12일까지 답변을 받을 계획이다.

만일 협약 연장이 이뤄지지 않으면 개별 주주들은 보유 지분을 독자적으로 매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상황으로까지 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두산이 보유한 10%의 지분 가운데 5%의 지분을 가진 오딘홀딩스는 협약 연장 여부에 상관없이 보유 지분을 매각할 수 있다.

오딘홀딩스는 미래에셋PEF와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출자해 만든 특수목적회사다. 주주간 협약은 올해 말까지 매각이 이뤄지지 않으면 오딘홀딩스의 보유 지분 매각을 허용하고 있다.

오딘홀딩스는 연내 매각이 사실상 어렵게 된 만큼 보유 지분을 블록딜을 통해 시장에 매각할 지 제3자에 팔 지를 두고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오딘홀딩스가 보유한 지분(5%, 487만3천757주)의 가치는 1천326억원(2일 종가 기준)에 달한다.

pisces73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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